[Allure of life: 삶] '#살아있다' 그리고, 살아갈 것이다.
오피니언 / Bio통신원
울림 (2020-06-29)

2000년이 처음 시작할 때, (당시 나는 너무 어렸기에, 내가 직접적으로 느끼거나 경험한 바는 없다.) 그러니까 1999년의 막바지에 사람들은 2000년도가 오는 것에 대해 엄청난 두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갖가지 예언들이 쏟아져 나왔고, 2000년 1월 1일이 되는 순간에 모두가 긴장을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20년 후, 2019년의 막바지에서 2020년을 기대할 때, 우리는 의심하지 않고 희망찬 미래를 앞다투어 이야기했다. 내년엔 경제가 얼마큼 성장할 것이고, 우리의 삶은 얼마큼 더 나아질 것이고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리고 2020년 1월 1일, 우리는 잠시 우리가 예측한 대로 더 나은 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곧 코로나에 잠식당하고 말았다. 

우리는 2000년에 비해서 20년이나 미래에 살고 있는데 밖에 잘 나다니기도 여의치 않고, 해외를 가는 것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요즘 가장 유행하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어떠한 하이테크놀로지도 아닌 바로 ‘달고나 커피’이다…… 커피 믹스에 설탕을 넣고, 약간의 뜨거운 물을 첨가해 최소 1000번을 저어서 달고나 제형처럼 만들어 먹는 커피가 2020년에 가장 유행하는 키워드라니, ‘웃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작년의 어떤 누구도 이러한 미래를 예측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말도 안 되게 작은 하나의 ‘바이러스’로 우리의 모든 생활은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백신’만 개발되면 될 것이다, 곧 종결될 것이다, 라는 등의 낙관적인 이야기들은 이제는 잘 들려오지 않는 것 같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데도 우리는 아직도 묵묵히 마스크를 쓰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의 삶이 미치도록 그립지만, 어떻게 해야 그때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전혀 오리무중이다. 

최근 ‘#살아있다’라는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기 전, 평점이 생각보다 낮아서 재미가 있을지 걱정이 약간 되기는 했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비교적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두 가지 요소에 집중했었는데 하나는 영화 외적인 요소였고 다른 하나는 영화 내적인 요소였다. 
 

살아있다

이미지 출처: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189537


우선 영화 외적으로, 사실 나는 굉장한 영화 광이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보고 싶은 영화가 생기면 한 달에 한 번은 꼭 시간을 내어 영화관에 가고는 했었다. 그런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행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스스로 너무 무서워서 올해에는 영화관은 갈 엄두도 나지 않았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은 점점 커져만 갔고, 영화관에서 예매를 할 때 시스템 상으로 한 칸씩 띄워 앉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 같아 마스크로 꽁꽁 싸매고 용기를 내어 예매를 하게 되었었다. 
거진 6개월 만에 간 영화관의 풍경은 사뭇 달라져 있었다. 직원이 응대하는 부분은 거의 사라지고, 무인으로 키오스크를 이용하여 주문을 하고, 영화표를 구매하는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러 들어갈 때에도 우르르 입장하는 것이 아닌, 간격을 두고 줄을 선 뒤, 열화상 모니터로 마스크를 낀 채로 체온을 재야 입장이 가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바꾸어놓은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일상들의 변화가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 몹시 씁쓸하기도 했다. 

영화 내적으로는,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하게는 적지 않겠지만 장르는 좀비물이다. 그런데 이 좀비 영화 광들이 기대했던 것만큼은 좀비가 나오지 않는다는 평점이 많은 편이었다. 물론 내 기준으로는 충분히 좀비 떼들이 무서웠고, 거의 영화의 절반은 귀를 막고 눈을 감고 본 것 같다. 정말 무섭다! 
이 영화에서는 그러나, 좀비 자체에 대해 포커스를 두기보다는 생존자들의 심리에 초점을 두는 것 같았다. 좀비 떼에 맞서 살아남고자 하는 그들의 모습이 절절하게 공감되었고, 현실의 상황에 오묘하게 오버랩 됨을 느꼈다. 
원인도 모른 채로 좀비가 되어버리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한 사투. 여기서 좀비 라는 단어를 코로나바이러스로 바꾸면 지금의 상황이 아닐까.

우리네의 살아가는 상황이 흡사 재난 영화의 일부분 같다. 눈부시게 발달한 과학기술로 세계 어디든 하루 만에 갈 수 있고, 달도 여행할 수 있으며, 전 세계 누구와도 인터넷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되었지만 자연의 정체 모를 바이러스 하나가 우리의 발전에 코웃음 치며 생활 전체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과연 언젠가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염려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 평생 마스크를 끼고 살아야 하나. 나는 유럽을 한 번도 가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평생 가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 등등 수많은 걱정들이 스쳐가고는 한다. 그러나 나는 한 번 더 과학을 믿어보려 한다. 과학자들은 언제나 난관에서, 벼랑 끝자락에서 모두가 포기하는 순간에도, 늘 뜻밖의 해답을 가져오고는 했으니 말이다. 

전 세계의, 아니 당장의 우리의 사소하고 소중했던 일상까지도 앗아가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다 해결이 되리라 굳게 믿어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 과학자들의 역할이 중대하고, 그 역할을 반드시 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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