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의 새 이야기]7. 새를 보는 취미
종합 / Bio통신원
까치즐리 (2015-11-11)

- 김대환(인천야생조류연구회 회장, 인하사대부고 생물교사)-

 새를 보는 취미를 ‘탐조’라고 한다. 영어로는 일반적으로 ‘Birdwatcher’라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Birder’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아마추어와 전문가의 중간 정도 되는 사람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구지 이렇게 세분화하는 이유는 그만큼 새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Aviphilia(Aves+Loving)라는 용어도 등장한다. 구지 번역을 해 보자면 새를 너무 좋아해서 사랑을 하게 된 사람. 의역을 하면 새에 살짝 미친(?) 사람이라고 번역을 해야 할까? 아무튼 새 보는 사람들의 극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공인된 사항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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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1 . 극성스러운 새 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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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2. 영화 빅 이어

   [외국 사례] 2006년 미국 자료를 보면 전체 미국인 중 20%가 새를 보는 사람이라는 통계가 말해주듯이 외국에서 새를 보는 것은 상당히 보편적이면서 열광적인 듯하다. 스티브 마틴, 잭 블랙, 오웬 윌슨이 주연을 한 ‘빅 이어’라는 영화는 탐조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미국 영화다. 이 영화에서도 새 보는 사람들은 정상으로 묘사되지 않고 너무나 열광적으로 미쳐있는 모습으로 나온다. 사실 빅 이어라는 대회 자체가 그렇게 정상적이지는 않다. 빅 이어는 매년 1월 1일부터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새를 보고 들었는가를 시합하는 정말 엉뚱하지만 유서 깊은 대회이기 때문이다. 비단 이와 같은 현상은 미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유럽은 새를 보는 것(Bird-Watching)이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새를 본다. 가까이에 있는 일본의 경우에도 가장 대표적인 탐조 단체인 ‘일본 야조회’는 일본 왕실에서 직접 관리하는 대표적인 시민 단체로 1934년에 만들어진 후 현재까지 일본 최대의 환경단체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대만이나 홍콩에도 유서 깊은 탐조 단체들이 있으며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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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3. 외국에서 새를 보는 다양한 사람들.

    [한국 사례] 우리나라는 2004년 6월 19일 서산 천수만에서 전국의 새 보는 사람 25명이 모여 창립 총회를 개최한 후 만들어진 ‘한국야생조류협회’가 새를 보는 공식적인 단체의 시작이었다. 그 후 2005년 12월 25일 전문 조류 사진 데이터베이스인 버드디비가 오픈하였다. 버드디비는 단체는 아니지만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조류 사진을 집대성하는 역할을 했다. 그 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 및 개인이 독자적으로 활동을 진행했으며 지금도 많은 단체나 개인이 새를 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새를 보는 사람들은 앞으로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를 보는 방법 - 일반론] 새를 보는 방법은 참 다양하다. 과거 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눈으로만 관찰이 가능했겠지만 요즘 같이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대에는 오히려 장비를 고르거나 어떤 장비로 관찰하는 것이 좋을지 모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새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장비로는 쌍안경, 필드스코프, 카메라를 꼽을 수가 있다. 각각의 장비는 용도도 다르고 사용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장단점이 있다. 쌍안경의 장점은 휴대성이 좋다는 것이지만 배율이 약하고 사진을 찍을 수 없다. 필드스코프는 배율이 좋아 관찰이 편리하지만 휴대성이 떨어지고 역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카메라는 사진을 찍어서 관찰한 새를 다시 확인하고 저장할 수 있지만 휴대성이 떨어지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래도 최근 기술이 발달하면서 장비들의 품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가격도 저렴해지면서 과거와는 다른 탐조의 형태가 생겨나고 탐조문화 자체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 또, 각 기기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이나 장비들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쌍안경이나 필드스코프로 사진을 찍거나 무거운 카메라 장비의 무게를 줄이는 방법 등이 생겨나고 있다.

    쉽고 편하게 새를 보려면 쌍안경 하나 들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면서 새를 관찰하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그러나 쌍안경 정도로 새를 관찰한 후 그 새를 구별할 정도가 되려면 상당한 고수여야 가능하다. 결국 새를 자세히 관찰하고 도감을 뒤지고 방금 본 새가 어떤 새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먼 거리에서 필드스코프를 이용하거나, 작더라도 사진으로 새를 찍어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카메라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격도 싸고 배율도 높은 장비들이 많이 출시되어 탐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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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 쌍안경, 필드스코프, 짧은 렌즈, 긴 렌즈를 사용한 탐조 모습

   [새를 찍는 방법 - 일반론] 새를 찍으면서 탐조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매우 유용한 것이다. 너무나 짧은 시간에 잠깐 모습을 보여주는 새를 아무리 집중력 있게 본다 하더라도 반드시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초보 탐조가가 오늘 본 새가 궁금하여 누구에게 질문을 하거나 답변이 가능한 홈페이지에 질문을 한다 하더라도 사진이 없이 말로 설명하는 것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따라서 좀 더 쉽게 새를 보고 싶다면 좀 더 빨리 새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촬영을 하면서 새를 봐야 한다.

    새를 촬영하는 것과 새를 보는 것은 비슷한 측면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다. 최근의 추세는 새를 대충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매우 디테일하게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다. 이는 장비의 성능이 그것을 감당할 만큼 좋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류 촬영은 탐조의 보조 수단으로 새를 찍는 경우와 오로지 새를 찍을 목적으로 새를 찍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는 비교적 간단한 상황이다. 사진의 품질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쉽게 촬영을 한다. 이 경우 요구되는 것은 무게가 가벼우면서 배율이 높고 적당한 해상도를 가지고 있는 카메라이다. 최근에는 비슷한 카메라가 출시되어 시판되고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매우 복잡하다. 새를 디테일하게 촬영하기 때문에 고가의 카메라 장비가 필요하다. 특히 렌즈는 가격이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비만 있다고 사진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상당한 수준의 사진 촬영 능력도 필요하다. 특히 새사진은 피사체가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매우 짧은 시간에 판단을 해서 카메라를 조작해야 한다. 나중에 조류 사진에 대한 부분은 별도로 이야기를 하겠지만 쉬운 작업이 아니다. 또,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새를 가까이 만나야 한다. 이를 위해 위장도 필요하며, 위장을 위한 다양한 장비와 기법이 발전하고 있다. 심지어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새를 유인하는 방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너무 지나친 조작이나 새를 단순히 모델로 생각하여 괴롭히기까지 하는 지나친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모든 상황 변화의 원인은 새와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웠을 때 나타나는 디테일을 아직은 장비가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아무리 좋은 장비라도 너무 멀면 사진이 잘 나올 수 없고 아무리 저렴한 장비라도 가까우면 엄청난 디테일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초창기 많은 사람들이 600mm 렌즈를 사용하여 촬영을 했지만 최근 수준이 높아지면서 새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고수들은 보다 짧은 렌즈로 기동력을 높여 새들에게 접근하여 촬영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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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우리나라에서 새를 촬영하는 사람들의 모습

    조류 사진 촬영은 양면성이 있어서 긴 렌즈는 멀리 있는 새를 당겨서 찍을 수는 있지만 기동력이 떨어지고 짧은 렌즈는 대신 기동력을 살려서 접근을 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일은 아니다. 새들의 습성을 정확히 파악한 사람만이 가능하다. 최근 장비의 발전으로 렌즈는 길어졌는데 무게는 가벼워지고 가격도 저렴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역시 기술의 발달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이 기술의 발달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물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 있다는 얘기다. 요즘 유행하는 렌즈 중에 150-600mm F6.3 렌즈가 있다 엄청난 길이의 렌즈지만 무게는 3kg이 안 되고 가격도 100만원 초반대의 렌즈다. 어쩌면 기적의 렌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이 렌즈를 가지고 기가 막힌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누가 비싼 렌즈를 사려고 할까? 또, 이미 비싼 렌즈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자신의 렌즈를 팔고 이 렌즈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히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사진이 잘 나온 것은 일단 사진을 찍는 사람의 수준이 매우 높았을 것이고, 날씨도 매우 청명했을 것이고, 피사체와의 거리도 아주 가까웠을 것이다. 이런 조건이기 때문에 사진이 잘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반대로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이 흐린 날씨에 먼 거리의 새를 찍는다면 절대 그런 사진은 나올 수 없다. 결국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비싼 돈을 주고 고가의 렌즈를 구매하는 것이다.

    남의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고 누굴 가르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천한 지식을 근거로 새는 이렇게 보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터무니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가 막힌 손재주와 통찰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걸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외국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외국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정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외국 사람들은 새를 보기만 하지 절대로 찍지 않는다고 말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최근 외국에 나가 탐조를 해 보면 그곳이나 우리나라나 크게 다르지 않더란 것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우리 반 칠판 위에 쓰여 있는 급훈이 생각난다. 우리 반 급훈은 ‘너나 잘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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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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