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카의 꽃.나.들.이]63. 수크령과 암크령
종합 / Bio통신원
아이디카 (2014-09-25)
- 이 재 능 -

수크령
 수크령
Pennisetum alopecuroides (L.) Spreng.
들이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 벼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40~70cm. 줄기는 곧게 서고 윗부분에 흰털이 있다.
8~9월 개화. [이명] 길갱이, 낭미초(狼尾草)

수크령

 수크령은 가을날 청량한 아침 이슬에 반짝일 때와 석양빛을 받았을 때 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풀이다. 큰 강아지풀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람쥐꼬리 같기도 하다. '그령'은 이삭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자잘하고 성긴 풀인데, 수크령은 그령보다 이삭이 커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수크령의 수(穗)는 원래 이삭 수자이지만, 수컷과 발음이 같고, 그런 의미로 더 많이 쓰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그령에게 '암크령'이라는 별명을 붙인 듯하다. 수크령은 이삭이 우람해서 훨씬 눈에 잘 띄기는 하지만 암크령, 즉 그령에는 아름다운 전설과 추억이 많다. 그령은 이천 년도 더 된 결초보은(結草報恩)의 고사(古事)에 나오는 풀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그령의 공덕은 이러하다. 중국 춘추시대, 진(晋)의 위무자(魏武子)는 병이 들자, 아들 위과(魏顆)에게 자기가 죽으면 아름답고 젊은 후처, 즉 위과의 서모를 개가시켜 순사(殉死)를 면하게 하라고 유언하였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어 정신이 혼미해지자 유언을 번복하여 서모를 자살하도록 하여 같이 묻어달라고 했다. 위무자가 죽자 위과는 아비가 정신이 혼미하여 번복한 유언을 따르지 않고 서모를 개가시켰다. 후에 위과가 전쟁에 나가 적에게 쫓겨 위태로울 때 서모 아버지의 죽은 혼이 싸움터에 자라던 그령을 서로 잡아매어 추격하는 적이 다 걸려 넘어져서 위과의 목숨을 구하게 했다. 그령은 사방으로 잎을 뻗어 빽빽하게 자라기 때문에 슬쩍 묶어놓아도 표시가 나지 않을뿐더러 뿌리가 단단히 박혀있고 줄기가 질겨서 걸려 넘어지기 쉽다. 어릴 적에는 길가에 흔한 이 풀을 묶어서 ‘결초보은’놀이를 한 게 아니고 아무나 걸려 넘어지게 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경범죄’를 저질렀다. 역시 사람은 배움이 있어야 제대로 사람구실을 하는가보다.

 서해안 지방에서는 이 그령을 ‘지장풀’이라고 부른다. 사람들이 다니는데 지장을 주었으니 그럴듯한 이름이기도 하고, 곡식인 기장을 닮아서 ‘기장풀’이라고 하던 것이 변음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 지방 사람들은 어릴 적에 달래 뿌리처럼 하얗고 도톰한 그령의 아랫부분이 달작지근해서 단맛이 빠질 때까지 씹고 다녔다고 한다. 어릴 적에 묶어놓은 그령에 넘어진 적이 여러 번 있다. 넘어져도 아프지 않았던 그 풀밭, 그 시절이 그령그령 떠오른다.

그령
 그령
Eragrostis ferruginea (Thunb.) P.Beauv.
산기슭의 길가나 풀밭에 나는 벼과 참새그령속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20~80cm. 줄기가 뭉쳐나며 곧게 선다.
8~9월 개화. 줄기와 잎이 질겨서 섬유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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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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