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73. 서글픈 학명, 그대 이름은 금강초롱꽃이어라
종합 / Bio통신원
푸른마음 (2012-09-14)
- 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빼어난 자태! 그대를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빠져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중부 이북의 높은 산에만 자생하는 금강초롱꽃(Hanabusaya asiatica Nakai). 금강산에서 최초로 발견되어져 붙여진 이름으로 발견될 당시에는 아시아에 자생하는 꽃으로 인식하여 종소명을 asiatica로 표현한 것 같다. 당시 나카이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모든 식물을 다 보지 못한 상태에서 asiatica라는 종소명을 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 꽃은 한국에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chosunensis내지 coreana라는 종소명이 들어갔더라면 더욱 한국스런 꽃일 수 있었을 것인데 한국특산식물이면서 아시아에 자생하는 꽃이라는 의미로 학명이 지어진 것은 한편으로 생각하면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00년대초 한국의 식물상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 Nakai는 금강산에서 이 진귀한 꽃을 발견하고는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 파견된 한국의 초대공사였던 하나부사에게 이 식물을 진상했던 꽃이였다. 이 꽃의 속명에 Hanabusaya라는 이름을 넣어 줌으로써 Nakai는 한국에서의 식물 탐사를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당시 울릉도와 제주도를 수시로 오가면서 그곳의 많은 식물들을 Nakai가 동정할 수 있었던 것도 하나부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자생하는 이 금강초롱꽃이 Hanabusaya asiatica Nakai라는 학명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 기구한 운명의 꽃. 북한에서는 이 Hanabusaya라는 속명이 싫어서 Keumkangsania(금강사니아)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고 한다. 물론 Keumkangsania asiatica (Nakai)Kim은 국제명명규약에 위배되며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없는 학명이긴 하지만, 학명 하나에도 한국 침입의 원흉인 하나부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신이 깃든 꽃이기에 Keumkangsania  asiatica로 학명을 표기하는 북한의 식물학자에게 애정어린 찬사를 보내고 싶다.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현실에서는 더욱 간절하다.

  이 금강초롱꽃은 한국특산식물이면서 일본식 이름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찌하리오. 한국의 야생화 정립에 Nakai라는 학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 당시 정쟁을 일삼으면서 풍전등화에 있었던 한국의 운명을 대변해 주는 야생화라 더욱 정이 가는 꽃인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과 슬픔을 함께 간직하고 있으면서 한국 산하에 고고하게 자라고 있는 꽃, 그대 이름은 금강초롱꽃이어라.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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