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암 치료’치료효과 가로막는 원인물질 규명
의학약학 / Bio통신원
기초과학연구원 (2023-03-16)

꿈의 암 치료법이라 불리는 ‘중입자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단장 명경재) 케이이치 타카타 연구위원(Kei-ichi Takata, UNIST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UNIST 김하진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POLQ(DNA Polymerase theta) 단백질’이 암세포가 중입자 치료에 내성을 가지게 하는 원인물질임을 밝혔다. 이 단백질이 중입자 치료로 인한 암세포 DNA의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Double-strand break, DSB) 손상을 복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최초의 중입자 치료기인 일본 QST병원(국립방사선종합연구소)의 HIMAC(Heavy Ion Medical Accelerator in Chiba)을 활용해 암세포의 특성을 관찰한 결과로, 향후 항암제 개발 등 중입자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높은 에너지의 방사선을 조사하여 DNA의 손상을 일으키고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 방법이다. 그 중 중입자 치료는 중입자가속기로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탄소이온을 암세포에 정밀하게 조사하여 파괴하는 방법이다. 기존 X선이나 감마선 치료법에 비해 치료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어 차세대 암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중입자 치료기는 전 세계에 단 10여 개국만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올 상반기에 처음 도입될 예정이다.

암 방사선 치료 시 암세포에서 DNA 이중가닥이 절단되며 세포가 파괴된다. 그러나 곧 세포 내 DNA 회복에 관련된 단백질들이 손상을 인식하고, 이중가닥 중 한 가닥을 절개하여 단일가닥을 노출시킨다. 이후 POLQ 단백질이 양쪽 단일가닥 돌출부에 위치한 짧은 상동서열(microhomology)을 접합시키고, 나머지 DNA 한 가닥을 주형으로 새롭게 합성하여 이중가닥 구조를 되찾는다.

중입자 치료는 암세포 내에서 DNA 이중가닥 절단을 비롯해 손상된 염기의 탈락, 타이민 글리콜(Thymine Glycol) 생성 등 산화적 손상을 동반한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X선, 감마선 등이 생성하는 단순한 이중가닥 절단과 달리,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은 기존에 알려진 DNA 회복 메커니즘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암세포가 다른 종류의 DNA 손상에 비해 복구하기 어렵다. 이것이 기존의 방사선 치료보다 중입자 치료가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암세포가 중입자 치료에 의해 생성된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복구하고, 치료에 내성을 갖는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DNA 이중가닥 절단을 수선하는 복구 메커니즘에 핵심인 POLQ 단백질이 염기 탈락 부위와 산화적 손상 부위를 우회하여 합성할 수 있는 독특한 DNA 중합효소라는 점을 주목했다. 그리고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POLQ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 암세포에 탄소이온 고선량 방사선을 조사하여 암세포의 반응과 특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POLQ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은 암세포의 방사선에 대한 생존율이 감소하고, 염색체 불안정성이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DNA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모사한 DNA 분자에 미세 상동 매개 말단 접합 기술과 단분자 형광 공명에너지 전달(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FRET 기술을 적용하여 POLQ 단백질이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복구하는 과정을 재현했다. 그리고 POLQ 단백질이 상보적 염기서열을 가진 두 개의 DNA 가닥을 염기쌍이 되도록 유도시키고, 이 염기쌍으로부터 뉴클레오타이드를 합성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실험으로, POLQ 단백질이 암세포의 DNA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효율적으로 복구해 중입자 치료의 효과를 줄이고 치료에 내성을 가지게 하는 원인물질임을 증명했다. 이는 암세포의 중입자 치료 내성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POLQ 단백질의 억제가 중입자 치료의 효과를 높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케이이치 타카타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암세포가 중입자 방사선 치료에 대해 내성을 가지게 되는 원인물질을 밝혔다”며, “향후 원인물질을 억제하는 항암제의 개발로 더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중입자 치료기가 국내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치료효과 향상을 위한 한․일 공동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뉴클레익 애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IF 19.160)에 2월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 구 추 가 설 명

논문/저널
DNA polymerase θ-mediated repair of high LET radiation-induced complex DNA double-strand breaks /NAR(Nucleic Acids Research), 2023

저자정보
Geunil Yi*, Yubin Sung*, Chanwoo Kim, Jae Sun Ra, Hirokazu Hirakawa, Takamitsu A Kato, Akira Fujimori, Hajin Kim, and Kei-ichi Takata# (*공동 제1저자, #교신저자)

연구 이야기

[연구 과정] 

연구진은 먼저 골육종 세포주(U2OS)와 크리스퍼 카스9(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POLQ 유전자가 손실된(Knock-out) 세포주를 개발하였다. 이후 해당 세포주에 일본 QST병원에 위치한 세계 최초 중입자 치료기로 탄소이온 고선량(High LET) 방사선을 조사했다. POLQ 단백질이 결핍된 암세포는 탄소이온 고선량 방사선에 대한 생존율 감소, 미소핵 생성, 그리고 염색분체 절단 증가 등의 형질을 보였다.
추가로 POLQ 단백질의 분자적 활동을 관찰하기 위해 DNA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모사한 DNA 기질에 생화학적 기법인 미세 상동 매개 말단 접합 기술과 생물물리학적 기법인 단분자 FRET(형광 공명에너지 전달, Fluor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기술을 적용시켰다. 이 실험을 통해 POLQ 단백질이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 복구하는 과정을 재현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러한 세포 및 분자 단위의 실험을 통해 POLQ 단백질이 암세포 내에서 중입자 치료의 효과를 줄여 내성을 가지게 되는 원인물질임을 증명했다.

[성과 차별점] 
중입자 치료법은 올 상반기에 처음 국내에 도입될 차세대 방사선 치료법으로, 모든 종류의 고형암에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미개척 분야이다. 따라서 더 효과적인 중입자 치료법을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연구에서 POLQ 단백질이 유망한 항암제 표적으로 제시되면서 많은 제약회사들이 POLQ 단백질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방사선 치료와 유망한 항암제 표적인 POLQ 단백질의 관계성을 제시하여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올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시작으로 서울대병원, 제주대병원 등에서 중입자 치료기를 도입하는 등 최근 국내에서도 중입자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30년 이상의 중입자 치료 경험을 가진 일본 QST병원(일본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의 세계 최초 중입자 치료기를 이용하여 국내 중입자 치료법 효과 개선을 위한 기초연구를 시작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향후 연구계획] 
POLQ 저해제 등의 화학적 요법을 병행하여 중입자 치료법의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중입자 암 치료 치료효과 가로막는 원인물질 규명

[그림 1] POLQ 단백질의 결핍으로 인한 중입자 방사선 생존율 감소와 염색체 이상
(왼쪽) 정상세포와 POLQ 단백질이 결핍된 세포주에 중입자 방사선인 탄소이온 방사선을 조사한 후 생존율을 비교했다. POLQ 단백질이 결핍된 경우 정상세포에 비해 생존율이 현저히 떨어짐을 관찰했다. (오른쪽) POLQ 단백질이 결핍된 세포주에서 더 많은 수의 염색체 이상을 관찰했다. 빨간색 화살표는 염색체 이상 중 하나인 염색분체의 절단을 가리킨다.

 

중입자 암 치료 치료효과 가로막는 원인물질 규명


[그림 2] POLQ 단백질의 DNA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 복구 모식도
  중입자 방사선은 DNA 분자에 강한 이온화를 발생시켜 이중가닥 절단과 산화적 손상이 국소적으로 함께 일어나는 DNA 복합적 이중가닥 절단을 생성한다.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형태의 손상이 POLQ 단백질에 의해 복구이 되고 암세포의 치료 내성을 높인다는 것을 밝혔다.

 

중입자 암 치료 치료효과 가로막는 원인물질 규명

[사진 1] 이번 연구를 이끈 IBS 유전체 항상성 연구단 연구진좌측부터 라재선 연구기술원, 이근일 학생연구원(공동 제1저자), 성유빈 연구기술원(공동 제1저자), 케이이치 타카타 연구위원(교신저자)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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