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사 유학 생존기] 미국 박사 유학 도전
종합 / Bio통신원
어느새 박사 (2023-03-28)

미국 박사 유학 도전

*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주관적인 글임을 먼저 밝힙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에서 박사과정으로 혹은 포닥으로 유학을 하고, 각자 미국을 오게 된 사연은 다를 것입니다. 첫 연재를 통해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학부생 때부터 면역학에 관심이 많아서 2015년에 한국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대학원에 입학을 했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박사는 한국에서 따겠거니 했었죠. 미국에 유학을 가겠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유학을 가는지도 몰랐고, ‘나는 해도 안 되겠지’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자세히 알아보고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대학원에 입학해서 1년이 끝나갈 즈음, 하고 싶은 연구가 있어서 교수님께 제안을 했고, 해당 연구에 필요한 실험쥐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쥐를 주문해 보면서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었고, 당시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 자체에 대해 조금은 회의적인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먼저, 쥐 한 마리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습니다. Jackson Lab에서 구매하는 쥐의 가격 자체가 미국 내 가격과 해외 가격이 다르고, 거기에 해외 배송비, 관세 등이 추가되니, 한 마리의 가격이 70만 원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또 쥐를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상당히 길었습니다. 결국 똑같은 돈과 똑같은 시간을 가지고 미국에서는 더 빠르게 효율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유학을 가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석박사 통합과정 2학기가 지난 2016년 초의 일입니다. 한국에서의 연구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경험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연구를 하는 많은 국내 연구실이 있다는 사실을 저 역시도 압니다. 하지만 지도교수님과의 관계 및 교수님의 학계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의 다른 연구실로 옮긴다는 것은 유학보다 어려운 결정이기 때문에 저는 유학을 가는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돌아 생각해 보면, 꼭 일어나야 하는 일은 어떻게든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유학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즈음, 친한 친구가 미국 MIT로 박사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게 미국 유학을 추천하더군요. 그 친구에게 박사 유학과정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많이 물어보고 답을 듣게 되면서, 제가 막연하게 갖고 있던 두려움들이 사실 큰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또 친하게 지내던 실험실의 박사님께서도 미국에 가게 되면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거라면서 제게 유학을 추천하셨습니다. 주변에서 유학을 추천하고 저도 마음속에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 조금씩 결심이 섰습니다.

2016년 4월 28일. 지도교수님께 개인적인 면담을 신청하고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유학에 대한 생각을 말씀드리고 조언 및 허락을 구했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교수님께서는 너무나도 흔쾌히 제가 원하는 것을 하라고 말씀해 주셨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동안 혼자 속으로 고민하던 게 해결되니 마음이 몹시 개운했습니다. 그렇게 교수님께 석사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허락을 받은 뒤 속전속결로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Impact factor가 높은 저널은 아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했던 연구를 정리해서 7월에 논문을 출간했습니다. 그리고 먼저 유학 간 친구의 조언을 따라 해외 학회도 신청했고, 감사하게 구두 발표를 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물론 계획에도 없었던 석사 졸업 논문도 쓰고 졸업도 해야 했습니다. 주변에 보면 유학을 위해 1년 정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늦게 결심을 했고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밤을 새워 가며 연구를 하고 GRE와 TOEFL 시험을 보고 각종 서류들을 작성하면서 대학원 지원을 준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금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니지만) 당시에 필수였던 GRE 시험에서 한 번에 좋은 점수를 받았고, TOEFL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2016년 12월까지 총 14개 학교에 박사 지원서를 제출했고, 이후 인터뷰를 거쳐 그중 몇 곳의 학교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1년 안 되는 시간 동안 박사 유학을 준비해서 유학을 오게 되었다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가 누구에게나 적용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유학을 결정하게 된 과정과 준비하게 된 과정을 짧게 소개함으로써 혹시나 비슷한 고민과 도전을 하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연재되는 글을 통해 유학을 하게 되면서 겪은 일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비록 제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제 글이 유학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고 계시는 분들께 유학에 대해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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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졸업할수있나  |  05.23 11:21     
원래 영어 잘하시는 편이셨나요? 석사로 연구하면서 GRE 공부를 어떻게 병행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느새박사  |  05.24 13:25     
글쎄요.. 잘하고 못하고는 상대적이지만, 잘하는 편에 속하긴 했습니다. 물론 다른 글들에서 소개했듯이 부족한 영어실력을 가진 것도 사실입니다. GRE 공부에 필요한 책 하나 사서 단어 외우고 문제 풀어보면서 밤에 공부했고, 핸드폰 어플 중에서 GRE에 필요한 단어를 외우도록 도와주는 어플이 있는데 (플래쉬 카드 넘겨주는 어플), 틈 날때마다 단어 보면서 외웠습니다. 기본적인 독해랑 글쓰기는 잘 하는 편이었어서 단어 공부 위주로 준비했습니다.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밤에 잠을 줄여가며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결국 시간을 많이 쏟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큰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드리지 못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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