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후 연구원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법] 3차 대학병원 연구소, 의대 대학원에서 석사 하기
종합 / Bio통신원
소금빵 (2022-10-28)

대학원을 가야 하나? 어디로 가지? 교육 대학원을 갈까? 석박사 통합으로 가야 하나? 선배들은 대학원 어디 갔지?

우리 학과의 취업률이 다른 학과에 비해 낮은 이유는 졸업생의 반 이상이 대학원을 진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취업과 진학에 대한 공식적인 공개 자료는 없었기 때문에 동기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선배들의 안부를 알아내었다. 지금의 내가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학과 사무실부터 찾아가 졸업생들의 정보를 얻었을 것이다. 졸업하고 나서 졸업생들의 현황 조사를 하는 전화를 한, 두 번 받은 기억이 난다.

대학원을 선택하기 전, 고민한 것은 최종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였다. 내가 최종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대학원을 어떻게, 어디로 진학할지 정할 수 있었다. 나는 하고 싶은 게 많았고 내가 접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가득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이 재미있어 보였고 멋있어 보였다. 따라서 나의 선택지와 고민은 다양했다. 미래를 정해주는 사람은 없었고 내가 스스로 혼자 결정해야 했다. 대학생활 동안 나를 돌아보고 나 자신을 알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미래를 결정하는 일은 어려웠다.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이후에는 대학원 선택을 위한 나만의 기준을 만들었다. 이 분야에 저명하신 교수님인지, 장학금은 얼마큼 받고 다닐 수 있는지, 실험실 규모가 작지는 않은지, 연구하기에 괜찮은 시설과 환경, 실험 기기들을 갖췄는지, 나를 가르쳐줄 수 있는 랩 구성원이 있는지, 연고 없는 지역은 아닌지 등을 고려했다. 나는 한 달간의 인턴생활 동안 연구실 소개를 듣고 간단하게 실험들을 배우면서 랩실에서 진행되는 연구들을 알 수 있었다. 인턴 생활을 하면서 내가 생각했던 기준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나만의 평가 후 마침내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가고 싶은 랩실이 있다면 교수님께 연락을 하고 이주일이라도 인턴을 하고 대학원을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턴을 하는데 여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는 이주일이 안 돼도 금방 결정될 것이다.

내가 선택한 의대 대학원은 정말 뚜렷한 장, 단점이 존재한다.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이고 느낌이므로 절대 정답이 아니며 참고만 하시면 좋겠다. 대학원을 결정하기 전 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보면서 조언을 구하는 방향을 추천드린다. 특히 인턴을 하는 중이라면 그 랩실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들의 의견을 잘 들어보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의대 대학원은 대게 대학 병원과 연구소가 같은 단지 내에 있는데 대학 병원 건물을 이용하면서 그곳의 복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소소하게 느낄 수 있다. 식당, 셔틀버스, 미용실 같은 병원 내 서비스 시설, 명절 선물 등 대학생 생활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대학원생과 계약직 연구원을 병행하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다. 내가 연구원의 신분을 위해 학위를 하는 건지, 학위를 하기 위해 연구원을 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지만 학위를 위해서는 연구원으로 등록하여 일을 해야 했다. 상황에 따라 때론 학생의 신분을, 때론 연구원의 신분을 요구당했는데 생명공학에서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은 바뀌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나의 지도 교수님은 병원에서 외래를 보시는 의사(MD) 면허를 가진 교수님이셨다. 자연대학 대학의 교수님들과는 다르게 임상적인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되었고 접근하는 방식도 달랐다. 또, 병원이고 교수님이 의사이다 보니 실제 환자의 검체를 다룰 수 있고 인체 질병에 관한 연구를 할 수 있다. 유념해야 할 점은 내가 기대한 바랑 다를 수 있다는 점. 무슨 일을 하던 나의 기대와 현실은 다르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깊이 있는 생명공학 연구 논문보다는 임상 쪽 논문이 더 쉽게 published 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반면 자연과학대처럼 깊이 있는 연구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연구소에는 실험만 하는 Technition, 기기를 다루는 Opertator 분들이 계셨고 젊은 층보다 40대 연구원 분들이 많아 선, 후배 관계가 없거나 형성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랩실에 혼자 보다는 같이 공부할 수 있는 동기 또는 학위가 진행 중인 학생이 있는 곳이 좋다. 학생이 없는 랩실이거나 선배가 졸업한 지 오래된 랩실이라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니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또, 의학과에서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를 밟는 의대 소속 학생들과 같은 교수님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있다.

나의 대학원 생활은 대학생활보다 더 부지런해야 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대학원 생활은 크게 실험하기, 논문 읽기, 연구노트 작성하기, 수업 듣기, 미팅 및 세미나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학위와 동시에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데이터를 꾸준하게 쌓기 위해 루틴 하게 해야 하는 실험들이 있었다. 
 

3차 대학병원 연구소, 의대 대학원에서 석사 하기

그림 1. 실험 후 데이터를 정리하는 모습
 

이후 새로운 실험들을 배우고 실험 후 결과를 정리하는 연구노트 작성에도 꽤 공을 들였다. 실험 중간에는 일주일에 3번 정도 수업을 들었고 이는 실험실 생활에 환기가 되었다. 질병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재미있었던 수업도 있었고 이해하기 너무 어려운 수업들도 있었다. 또, 나는 교수님이 2명이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세 번 미팅이 있었다. 두 번은 정기 미팅으로 과제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고 논문 리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레지던트, 팰로우, 교수님들과 하는 의학 논문 미팅도 참여했다. 이 미팅은 솔직히 내용에 대한 이해보다는 발표자의 발표 스킬 등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3차 대학병원 연구소, 의대 대학원에서 석사 하기

그림 2. 퇴근 후 시험공부를 하는 책상
 

내가 졸업한 의대대학원은 학생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아 졸업한 선배들이 많이 없었고 이제 좀 알려지기 시작한 것 같다. 학교 생활과 관련하여 대학원만큼은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기대와 달리 대학교만큼 학점 받기가 어려웠다. 입학할 때의 정원은 50명, 4학기가 지나고 졸업인원은 25명, 딱 절반이 되었다. 그만큼 쉽지 않은 대학원 생활이기에 너무 힘들고 버티기 힘들다면 플랜 B를 세우고 너무 애쓰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학원 생활을 다시 되돌아보면 한밤중에 아주 조용한 거리를 걷던 공기와 풍경, 눈앞이 뿌연 상태로 기숙사에 돌아가는 길이 생각난다. 과연 이 시간이 지나갈까, 언제 끝이 나는 것일까, 그만둘까 하는 그때의 생각들이 떠오른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 당시에도 당장 닥친 오늘, 내일이 힘들어 일주일 후를 생각하지 않으며 하루살이처럼 살았다. 나는 이 시기가 체력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조금 더 힘들었었다. 기숙사에 돌아가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람처럼 달력에 X자를 그렸던 습관은 이때 생겼다. 핸드폰을 바꾸면서 일기장 어플이 사라져서 다행이고 다이어리를 좋아하지만 쓰지는 않는 성격이라 다행일지도 모른다. 

석사를 졸업한 지금 이 분야가 아닌 다른 일을 한다면? 학위를 보험 삼아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그럴 거면 뭐하러 힘들게 대학원을 졸업했냐고 하겠지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는 삶을 살았던 나로서 앞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다. 내가 하고 싶어 시작한 공부와 학위였지만 너무 많은 기회비용이 발생했다.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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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초보석사쌤  |  2022.10.28 10:14     
너무 공감이 많이 되어요!
저도 선생님도 화이팅 입니다! 아자아자
카카오회원 작성글 sh  |  2022.10.28 10:15     
좋은 조언과 소중한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
카카오회원 작성글 이다*  |  2022.10.28 10:19     
글이 넘 유익해요 감사합니다!
소금빵  |  2022.11.14 08:09     
@초보석사쌤님, 안녕하세요? 공감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피그백 감사합니다. 오늘도 힘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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