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험실 이야기] 현명하게 프로젝트를 이끄는 법
종합 / Bio통신원
hbond (2022-04-22)

저의 글은 정확한 지식이나 권고를 드리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닙니다. 제가 연구실에서 경험한 것을 여러분과 글로 나누고, 일에 매진하시는 우리 연구자들에게 잠깐의 파식하는 웃음 혹은 잠깐의 생각, 그 이상은 바라지 않습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시면(3초 이상) 안 그래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러분의 뇌세포가 안 좋아지니, 가볍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명하게 프로젝트를 이끄는 법


엄밀하게 말하면, 연구실은 목적 지향적 공동체입니다. 각 구성원은 각자의 목적이 있어서 온 것이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때로는 참고, 견디며 일하는 곳입니다. 교수는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위해서 사람들을 모으고, 그 일을, 자신을 대신해서 그들이 하게끔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 싶어 합니다. 훌륭한 학생/포닥들이, 교수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서 연구를 확장하고 결과를 보고하면 그 교수의 경력은 좋아지게 됩니다. 학생은 학문적인 경험과 실적, 학위를 위해서, 그리고 연구원들은 경력과 실적, 때로는 전문직으로 참여합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계약에 의한 관계입니다. 물론 우리 한민족의 정서상, 가족같이 분위기를 원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고, 때로는 그렇게 운영되는 곳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결과가 있어야 하는 곳입니다. 

여러분은 현재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운영하고 계십니까? 제가 듣기로, 어떤 교수님들은 매일 아침마다 실험실에 와서 학생들에게 질문한다고 합니다. "실험 잘 되고 있어?"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회사 역시, 관리자들은 수시로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팀원들에게 물어봅니다. 이때, 우물쭈물하거나 동문서답하면 안 됩니다. 아마도 모범적인 대답은, "내 프로젝트의 제목이 이것이고, 목적은 이것이고, 현재 이렇게 진행되고 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일하는 연구실도 비슷합니다. 교수님은 연구실에 들어와서 사람들을 붙들고 물어봅니다. "자네는 뭐 하고 있나?" 대답은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나는 현재, 지난번에 교수님이 시키신 일을 하고 있는데,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런 대답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대답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제 생각엔), 일단은 시킨 일만 한 것이 문제이고(수동적), 일이 안 되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확인해서 그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것이 생략되었습니다.

다른 대답은, "나는 어제 A 실험을 했고, 오늘은 B 실험을 할 것이고, 내일은 C 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이것도 좋은 대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는 숲이 그려지지 않았고, 그저 나무들만 열거했습니다.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그 목적은 무엇이며,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가 누락되었습니다. 또 다른 대답입니다, "조교 일 하느라고 프로젝트 진행이 어렵습니다." 이 대답은 매우 사실적이고, 말이 됩니다. 하지만 대답의 순서를 바꾸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제 프로젝트는 OOO이고, 어디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습니다. 현재 조교 일로 인해서 프로젝트의 진행이 살짝 늦추었지만, 바로 재개될 것입니다." 솔직히 말장난 같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보고하는 방식의 차이입니다.

어쩌면 독자 중에, 이런 내용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그렇기까지 하나, 그냥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안 그래도 실험하느라고 머리가 복잡한데 귀찮게 와서 왜 자꾸 물어보는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일종의 소통입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의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면 쉽습니다. 내가 관리자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같은 팀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팀원들은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고, 그 목표도 명확하고, 현재 진행 상황을 명확하게 설명한다면, 아무래도 좀 더 신뢰가 가지 않을까요? 어쩌면 너무 긴장되어 보이고, 유연하지 않으며, 경직되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연구실도 (학문적 혹은 상업적)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임을 부정할 수 없기에, 그리고 연구실이 최종 목적지인 사람들보다는, 거쳐 가는, 그래서 훈련을 받는 곳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연구실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가족과 친구들, 혹은 지인들 사이에서도, 대답을 할 때, 좀 더 명확하게, 그리고 (사무적이지 않게) 친절을 조금 추가한다면, 좀 더 관계가 매끄럽고,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이 내용은 경력직 연구자들은 이미 알고 있고, 그렇게 하고 계시는 일들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사실 오늘의 이야기는 연구실 생활을 시작하는 분들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에서 각자에게 주어지는 프로젝트는 보통 여러 개가 한꺼번에 주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스스로 프로젝트의 제목과 목적, 지향하는 저널(이에 따라 필요로 하는 실험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진척 상황을 계속 확인하면서 주간/월간/분기 계획을 세운다면, 그리고 그렇게 진행한다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방식에 훈련이 되어, 다음 단계로 어디를 가든지 그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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