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상식 바로잡기] 스트레스를 대하는 자세
오피니언 / Bio통신원
서규원 (2020-10-29)

나는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내 기억에 어떤 질병에 대한 보도를 보면 정확한 근거가 있는 원인들을 언급한 후에 불확실하지만 가능성 있는 원인으로 덧붙이는 대표적인 것이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스트레스는 나의 인식에는 아주 부정적이면서도 불확실한 것으로 남아있다.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여러 학자들에 의한 정의가 있다. 캐나다의 내분비학자인 한스 셀리에(Hans Selye)는 스트레스를 “정신적‧육체적 균형과 안정을 깨뜨리는 자극에 대해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변화에 저항하는 반응”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UC 버클리 대학의 리처드 라자루스(Lazarus R. S.)는 스트레스를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으로 정의하였다. 위의 두 사람의 정의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느껴지며, 한 사람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정의한 반면, 다른 사람은 어떤 상황에 대한 감정으로 정의하였다. 두 사람 중 누구의 정의가 더 옳은지 판단하는 것보다 그만큼 스트레스라는 용어가 포괄적이면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스트레스라는 용어는 굉장히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는데, 예를 들면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스트레스야”라고 말을 할 때, 나에게 압박감을 주는 원인을 스트레스로 표현을 했다. 반면에, “시험 결과가 이렇게 나쁘다니, 완전 스트레스 받어”라고 말을 한다면, 이 때는 발생한 결과에 대한 반응과 남은 감정이 스트레스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스트레스는 다양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우리는 스트레스에 대해 그 실체가 무엇인지 짐작은 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갖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

스트레스는 심리적인 측면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정도를 물리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게 느껴진다. 앞서 언급한 한스 셀리에 박사는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생리적 변화의 척도로 ‘부신에서 분출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제안하였다. 셀리에 박사는 부신피질호르몬(adrenal cortical hormone)이 생물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며,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매우 민감한 지표라고 믿었다. [1] 그러나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는 또 다른 척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져갔다. 

워싱턴 의과대학의 정신과 의사인 토머스 H. 홈즈와 리처드 H. 라헤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사건이라는 척도를 고안해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척도에서 제시되는 스트레스를 보는 관점을 좋아한다. 그들은 다양한 연령‧배경‧계층의 사람 수백 명에게 일련의 생활사건에 대해서 적응을 위해 필요한 양을 상대적으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여기에서 스트레스는 ‘적응행동을 요구하는 환경조건’으로 표현된다. 조사에서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평가 결과가 반영되었는데, 설문에 응한 사람들이 매긴 점수를 평균화하여 순위를 매겼고,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사건은 ‘배우자의 죽음’이었다. 배우자의 사망을 겪은 남겨진 배우자들은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동년배보다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높은 순위에 오른 사건은 ‘이혼’이었는데, 이혼을 경험한 사람은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하고 있는 사람보다 1년 이내에 질병에 걸릴 확률이 열두배가 높았다. 홈즈와 라헤에 따르면 변화는 좋든 나쁘든 인간에게 스트레스를 일으키며 질병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아래는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나타낸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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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인간은 변화에 적응하면서 생존해왔고, 인간이 발전시켜온 우리 사회는 큰 의미에서 스트레스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지속적으로 변화에 대한 적응행동을 요구하는 환경에 처해왔고 ‘투쟁-도피 반응’을 발전시켜왔다. [2]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싸우거나 도망치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높은 운동능력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 몸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혈압, 심박수, 호흡률, 근육의 혈류량, 대사율이 증가하여 투쟁이나 도피에 대비하게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위험에 대한 생존율을 높여왔고 위기를 넘기며 생존한 개체들은 그렇지 않은 개체들에 비해 더 높은 적응력을 갖게 된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 몸에서는 생리적 변화가 생기는데, 스트레스가 주는 자극은 우리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되어 CRF(corticotrophic releaseing factor) 라는 호르몬을 생성케 한다. CRF는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adrenocorticotrophic hormone, ACTH)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 (Thyroid stimulating hormone, TSH)을 생성케 한다. ACTH 에 의해서 부신피질에서는 코르티솔 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대사율을 증가시켜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하며, 부신수질에서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혈당을 높이고 심장박동과 혈압을 상승시킨다. TSH 에  의해서 갑상선에서는 티록신이라는 갑상선 호르몬이 분비되어 체내 포도당의 분해를 촉진하여 에너지 생성을 높이고 체온을 증가시킨다. 이렇듯 스트레스는 우리 몸이 위기상황을 인식하여 위기를 극복하기에 더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운동선수가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나 학생들이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적당한 스트레스는 운동능력이 뛰어난 몸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고 뇌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보다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스트레스의 힘’의 저자 켈리 맥고니걸은 스트레스는 우리가 마음을 쓰는 대상이 위태로워질 때 발생한다고 말하며 스트레스와 스트레스를 받는 대상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말한다. [3] 그녀는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즉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에 해당하는 사건과 원인들이 우리에게 가치 있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그녀는 스트레스를 피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만 말고 오히려 긍정적인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때로는 스트레스를 친구로 삼으라는 조언까지 한다. 실제로 정신적 충격이 큰 끔찍한 일을 겪은 사람들 가운데 자신의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사람들에게서 더 빠른 회복이 나타났다고 하며, 스트레스가 사람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스트레스를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경우라고 한다. 

스트레스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는 관리되어야 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여전히 여러 질병과 상관관계가 있으며, ‘투쟁-도피 반응’이 보다 효율적인 신체 상태를 갖도록 하지만 항상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너무 긴장된 몸 상태가 올바르게 에너지 분출을 하지 못하고 흥분된 상태만 나타내고 끝나게 될 수도 있다. ‘투쟁-도피 반응’과 상반되는 우리 몸의 작용을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e)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몸의 긴장은 어느 정도 풀리지만 우리는 수시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 계속 맞닥뜨리기 때문에 우리 몸에 누적된 스트레스로 인한 손상이 여러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방법으로 우리 몸의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교수인 허버트 벤슨은 명상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이완작용에 어떠한 도움을 주는지 그의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명상은 ‘투쟁-도피 반응’으로 인해 촉발된 고혈압과 심근 경색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스트레스 관리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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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Photo by Simon Migaj on Unsplash

 

스트레스는 변화를 요구하는 세상에서 사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변화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켈리 맥고니걸의 조언처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스트레스를 구분하여 좀 더 나은 쪽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는 우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므로 스트레스를 통해 우리 인생을 더 나은 쪽으로 계획하는 척도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들을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고 더 노력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좋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규칙적인 명상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조치를 해나간다면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대하는 우리의 바람직한 자세는 먼저 스트레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며, 스트레스를 완화할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1] 허버트 벤슨, 이완반응, 2020 페이퍼로드 112P.
[2] Cannon, W. (1932년). The Wisdom of the Body. New York: Norton.
[3] 켈리 맥고니걸, 스트레스의 힘, 2015 21세기북스, 20P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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