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WHO의 글로벌 임상시험 솔리대리티(Solidarity), 중간결과 발표
의학약학 / Bio통신원
양병찬 (2020-10-19)

Effect of (a) Remdesivir, (b) Hydroxychloroquine, (c) Lopinavir, (d) Interferon on 28-day mortality

Effect of (a) Remdesivir, (b) Hydroxychloroquine, (c) Lopinavir, (d) Interferon on 28-day mortality (Kaplan-Meter graphs of in-hospital mortality. The insert shows the same data of an expanded y-axis.) / ⓒ 《medRxiv》 (참고 1)


지난 10월 15일, 기다리고 기다렸던 세계 최대의 'COVID-19 치료법에 관한 임상시험' 중 하나, 일명 「솔리대리티 임상시험(Solidarity trial)」의 중간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실망이었다. 전 세계 400개 병원에서 11,000여 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솔리대리티」를 구성하는 네 개의 치료제 중에서, 생존율을 증가시킨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 동안 많이 화제에 올랐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도 스타일을 구겼다. 연구를 수행한 세계보건기구(WHO)의 과학자들은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논문을 게재하기에 앞서, 10월 15일 밤 출판전 서버인 《medRxiv》(참고 1)에 데이터를 발표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전례없는 연구였다'는 점과 '기존의 약물을 전용(轉用)하는 네 건의 치료법을 명확히 검증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연구를 높이 평가했다. "네 개의 치료법 중에서 사망률을 낮춘 게 하나도 없다는 건 실망스럽지만, 이번 임상시험은 대규모 임상시험의 필요성을 증명했다"고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파라 소장은 말했다. "효능이 우수한 약을 보유하는 게 최선이지만, 효능을 모르는 약을 덮어놓고 사용하는 것보다는 효능을 제대로 아는 게 더 낫다"고 WHO의 수석과학자인 숨야 스와미나탄은 말했다.

네 개의 치료법 중 두 개—말라리아 치료제인 히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과 HIV 치료용 복합제제인 리토나비르/로피나비르(ritonavir/lopinavir)—는, 이미 지난 6월 발표된 다른 대규모 임상시험인 영국의 「리커버리 임상시험(Recovery trial)」에서 퇴짜를 맞은 바 있다(참고 2). 「리커버리」와 이번 중간결과를 종합하여, WHO는 두 가지 약물을 연구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렘데시비르와 인터페론베타(Interferon-beta)—처음에는 리토나비르/로피나비르와 함께 투여되었으나, 「리커버리」 데이터가 발표된 후 단일제제로 바뀌었다—는 나름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렘데시비르와 인터페론베타 모두, 사망률을 낮추거나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순간'을 지연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약물에 대한 데이터는 향후 정밀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많은 RNA 바이러스의 특이적 효소를 공격하며, 에볼라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타진받았던) 렘데시비르의 경우, 처음에는 '전망이 밝은 후보약물'로 간주되었었다. 지지난주 발표된 1,000여 명의 COVID-19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미국 임상시험에서(참고 3),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사람들은 대조군보다 회복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망률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그리고 두 건의 소규모 임상시험에서도 렘데시비르의 효과는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월 렘데시비르를 '중증 COVID-19 환자'용으로 승인한 후, '모든 COVID-19 환자'로 승인 범위를 넓힌 바 있다.
 

WHO의 글로벌 임상시험 솔리대리티(Solidarity), 중간결과 발표

그러나 「솔리대리티」의 데이터에 따르면, 렘데시비르가 중증 COVID-19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입원 환자 2,743명 중에서 11%가 사망한 데 반해, 그와 비슷한 수의 대조군 환자들 중에서는 11.2%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두 그룹의 차이가 너무 작아, 우연임을 배제할 수 없다.

저자들은 「솔리대리티」와 다른 3건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통합하여 약간의 사망률 감소를 발견했지만, 그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이는 렘데시비르가 사망률을 낮출 수 없음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번 임상시험이 렘데시비르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스크립스 중개연구소(Scripps Research Translational Institute)의 에릭 토폴 소장은 말했다. "히드록시클로로퀸처럼 완전히 물 건너 간 건 아니지만, 당초의 기대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렘데시비르의 제조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시즈(Gilead Sciences)는 이번 연구의 설계에 의문을 제기했다. 길리어드는 10월 15일 발표한 성명서(참고 4)에서 이렇게 반박했다. "연구진은 폭넓은 접근(broad access)을 우선시함으로써, 임상시험의 채택·시행·대조군·모집단에서 상당한 이질성(heterogeneity)을 초래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의 데이터를 갖고서 확정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

WHO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솔리대리티」의 원고를 9월 28일에 받아 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중간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10월 8일,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와 '6개월간 렘데시비르 물량을 공급한다(공급가액: 12억 달러)'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구설수에 올랐다(참고 5).

그러나 토폴에 따르면, 「솔리대리티」의 중간보고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것은 인터페론베타에 관한 결과라고 한다. 인터페론베타를 투여받은—단독으로 투여받았든, 로피나비르/리토타비르와 함께 투여받았든—2,050명의 참가자 중에서 11.9%가 사망한 데 반해, 대조군에서는 10.5%가 사망했기 때문이다. "선행연구에서는 '인터페론은 조기(早期)에 투여할 때만 도움이 되고, 일단 중증화(환자가 병원에 입원함)되고 나면 소용이 없다'고 보고한 바 있다. 따라서 인터페론베타의 투여 시점은 재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된다."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의 벤자민 텐외버(바이러스학)도 중증 COVID-19의 문제를 지적했다. "중증화(重症化)된 COVID-19를 치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는 《Science》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증화된 COVID-19의 중요한 이슈는 염증(inflammation)과 혈액응고(clotting)다. 네 개의 약물이 효능을 보이지 않은 것은, 이 점을 도외시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럼에도 「솔리대리티」에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 '여러 모로 전례가 없다'는 점과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임상시험 자체는 성공적이다'라는 점을 들 수 있다. 「솔리대리티」는 지난 3월 팬데믹이 전 세계를 집어삼긴 상황에서 단기간에 설계되었고, '어려운 상황에서 경황이 없는 의사들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 무작위 투여를 허용한다'는 단순한  프로토콜을 사용했다(참고 6). "네 가지 상이한 약물을 선정하여, 짧은 기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한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놀라운 속도로 결과를 발표한 그들에게 찬사를 보낸다"라고 토폴은 말했다. "「리커버리」와 「솔리대리티」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데 필요한 임상시험 규모의 표준을 제시했다"고 파라는 말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일부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라고 WHO의 마리-피에르 프레지오시는 말했다. "각국의 규제당국과 윤리위원회는 팬데믹 상황을 감안하여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왜냐하면, 뒤늦은 승인이 때로는 임상시험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악조건하에서도, 「솔리대리티」는 30개국(아르헨티나, 페루, 인도, 필리핀, 스페인 등)에서 11,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현재, 매달 2,000명의 환자들이 추가로 모집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렘데시비르 투여군에 대해 더욱 정밀한 증거를 계속 수집할 에정이다"라고 「솔리대리티」 운영위원회의 존 아르네 로팅겐(노르웨이 연구평의회 의장)은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약물도 추가될 것이다."

빠르면 이번 주, 「솔리대리티」 의 참가자들은 아칼라브루티닙(acalabrutinib)을 투여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칼라브루티닙은 항암제로, 인간의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효소(BTK: B세포를 활성화하는 효소)를 억제한다. 조만간 단클론항체(mAb)와 같은 표적지향적 치료법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표적지향적 치료법'이 '기존약물의 전용(용도 재지정)'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에서 적응증외 혜택(off-target benefit)을 기대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전략이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 나름 최선의 전략일 수 있다"고 텐외버는 말했다.

"「솔리대리티」는 2014-2016년 서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에볼라 유행(Ebola epidemic)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다"고 WHO에서 R&D 그룹을 이끄는 아나 마리아 에나오 레스트레포는 말했다. 에볼라 유행의 경우, '치명적인 집단감염의 와중에서 무작위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것—대조군에게 잠재적인 치료제를 제공하지 않음—이 과연 윤리적인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제는 그 문제를 거론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우리와 지역사회는 서아프리카 사태 이후 많은 것을 배웠다."

"지구촌 전체에서 실시되는 「솔리대리티」는 중요한 이점이 있다"고 보스턴 메디컬센터의 내과의사 나히드 바델리아는 말했다. 하나의 임상시험을 동시에 많은 지역에서 수행하면, 더 많은 환자를 포함함으로써 확고한 데이터를 신속히 얻을 수 있다. "「솔리대리티」는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집단과 하위그룹을 포함하고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솔리대리티」의 또 한 가지 이점은, 임상시험에 참가한 전 세계 1,300명의 의사들이 결과에 대해 주인의식(sense of ownership)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라고 에나오 레스트레포는 말했다. "나중에 NEJM에 결과가 출판되었을 때, 그들은 '내가 저 연구에 기여했으며, 약물이 작동하거나 작동하지 않는 이유를 이해한다'고 말할 것이다. 그에 반해, 북반구의 일부 연구팀들은 지금껏 이렇게 말해 왔다. '저건 어떤 부자 나라에서 수행한 임상시험 결과이니까, 닥치고 믿어야 해.'"
 

※ 참고문헌
1.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0.10.15.20209817v1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7/one-uk-trial-transforming-covid-19-treatment-why-haven-t-others-delivered-more-results
3.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oa2007764
4. https://www.gilead.com/-/media/gilead-corporate/files/pdfs/company-statements/gilead-statement-on-solidarity-trial-final-clean.pdf?la=en
5. https://www.reuters.com/article/us-health-coronavirus-eu-remdesivir-idUSKBN26Y25K
6.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5394&SOURCE=6

※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0/remdesivir-and-interferon-fall-flat-who-s-megastudy-covid-19-treatments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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