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파킨슨병 치료의 신무기 빛(light), 임상시험 시작
의학약학 / Bio통신원
양병찬 (2020-09-18)

파킨슨병 치료의 신무기 빛(light), 임상시험 시작

NIR Therapy in humans/ ⓒ Frontiers in Neuroscience (참고 1)


▶ 광선요법(light therapy)은 기분을 전환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면역계를 증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혹시 파킨슨병도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이번 가을 프랑스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7명의 환자들의 뇌에 광케이블(fiber optic cable)을 이식함으로써, 뇌 속 깊숙이 있는 흑질(substantia nigra)—파킨슨병 환자들은 이 부분이 퇴화된다—에 근적외선(NIR: near-infrared) 펄스를 직접 발사할 것이다. 클리나텍 인스티튜트(Clinatec Institute)—여러 정부기관과 업계가 제휴하여 설립한 연구소—의 신경외과의 알랭-루이 베나비가 이끄는 연구팀은 빛이 흑질 속의 세포를 죽음에서 구원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빛이 파킨슨병 환자를 이롭게 하는 메커니즘'을 탐구하려는 일련의 시도 중 하나다. "나는 매우 들떠 있다"고 플로리다 의대의 돈 바우어스(신경심리학)는 말했다. 그는 한 임상시험을 위해 환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 그 임상시험에서는 NIR를 광케이블을 이용해 발사하는 대신 두개골에 조사(照射)할 예정이다.

파킨슨병 환자와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광선요법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제안되었지만, 일부 주류 연구자들은 회의적이다. 빛이 핵심 뉴런을 보호하는 메커니즘—또는 뇌 속 깊은 곳에서 햇빛을 구경하지도 못하는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을 정확히 밝힌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회의론자들은, 지금껏 고무적인 단서를 제공한 연구들은 상당수(또는 전부)가 위약효과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파킨슨병의 증상 변화에 상응하는 생체표지자(biomarker)는 전무한 실정이다. "우리는 행동을 관찰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고 《npj Parkinson’s Disease》의 편집장인 컬럼비아 대학교 어빙 메디컬센티의 데이비드 설저(신경행물학)는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위약효과를 배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광선요법의 옹호자들은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특정한 주파수의 전기를 뇌의 병변에 적용하는 방법—이라는 파킨슨병 치료법을 가리킨다. 30여 년 전 베나비에 의해 발명된 DBS는 떨림(tremor)과 그 밖의 심각한 운동증상(motor symptom)을 치료하는 표준 접근방법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작동방식은 전혀 명확하지 않다. "다른 조직의 경우, 저출력 레이저 요법(low-level laser therapy)의 치유효과가 잘 기술되어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라고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부설 웰먼 광의학센터(Wellman Center for Photomedicine)의 마이클 햄블린 연구원은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의사들이 레이저를 일상적으로 이용하여 통증을 치료하거나 상처 치유를 촉진하고 있다.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존 미트로파니스(신경해부학)는 한 동료에게서 'NIR 범위의 빛이 망막세포를 독소로부터 보호한다'는 말을 들은 후  '파킨슨병 환자에게 광선을 조사해 봐야겠다'는 영감을 얻었다. 2012년 파킨슨병 생쥐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 그와 동료들은 "생쥐의 머리에 조사된 NIR이 흑질 내 도파민 생성 세포(dopamine-producing cell)를 신경독소로부터 보호한다"고 보고했다.

이에 고무된 미트로파니스는 (한때 1년 동안 DBS를 함께 연구했던) 베나비에게 전화를 걸어 "외과의사로서, 우리는 흑질에 근접하는 광선장치를 개발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두개골 밖에서 조사된 빛은 뇌 속 깊숙이 침투할 수 없으므로, 대형동물에서 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2017년 연구 펠로인 세실 모로와 함께, 그들은 20마리의 마카크에게 (파킨슨병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독소를 주입했다. 그리고 그중 9마리에게는 이식장치를 이용해 중뇌(midbrain)에 NIR을 조사했다. 미트로파니스는, NIR을 조사받은 첫 번째 원숭이가 3주의 회복기간을 거친 후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이러 저리 왔다 갔다 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둥켜안았다 ... 연구실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전체적으로, NIR을 조사받은 원숭이들은 대조군보다 적은 증상을 보였으며, 신경독소가 겨냥하는 세포 중 20%~60%가 보존되어 있었다.

한편, 미트로파니스는 캐서린 해밀턴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그녀는 태즈매이니아에서 개업했다가 은퇴한 내과의사로, 한때 자신의 무릎관절염 환자를 발광다이오드(LEDs)로 감싸 치료한 경력이 있었다. 작년에 발표한 6명의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해밀턴, 미트로파니스 등은 "LEDs가 장착된 헬멧을 착용함으로써 얼굴 표정, 청각 처리, 대화 몰입도, 수면의 질, 동기부여가 향상되었지만, 운동증상은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치료를 하루 걸렀더니, 내 몸에서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었다"고 앨런 민슨은 말했다. 그는 호주 롱퍼드에 거주하는 파킨슨병 환자로, 2019년 7월 헬멧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악몽이 다시 찾아왔고, 참을성이 감소했고, 무기력증이 증가했다." 시드니 대학교의 앤 리버트는 120명의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기획하고 있는데, 더욱 정교한 헬멧을 사용할 예정이다. 바우어스는 그와 비슷한 연구에서, 24명의 환자들에게 NIR과 '가짜 광선'을 외부에서 무작위로 조사하며, 행동과 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예정이다.

또한 바우어스는 (일부 연구자들이 제안했던) 빛이 뇌세포의 미토콘드리아를 증강시키는 징후를 찾을 예정이다. 시험관 시험에서는, 빛이 (미토콘드리아 막에 존재하는) 시토크롬 C 산화요소(cytochrome C oxidase)를 활성화하여 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키고, 이것이 혈류를 증가시킴과 동시에 세포로 하여금 수많은 신경보호단백질과 성장인자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게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경두개장치(transcranial device)가 뇌 속 깊숙이 침투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의문이다"라고 바우어스는 말했다. 그녀는 베나비의 임상시험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 베나비가 지휘하는 연구팀은 14명의 초기 파킨슨병 환자를 4년 동안 추적하며, 그중 7명에게 얇은 레이저 다이오드 케이블(laser diode cable)을 이용해 670 나노미터의 광선을 주기적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그리고 다른 7명의 환자에게는 아무런 외과 수술도 하지 않을 예정이다[한 윤리심사위원회(ethical review board)에서는 "아무런 혜택도 없는 수술"에 제동을 걸었다]. 베나비에 의하면 "이식물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진행까지도 평가할 예정이다. "우리는 큰 효과를 기대한다. 경미한 향상을 기대한다면, 광범위한 수술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고 베나비는 말했다.

연구팀은 흔히 사용되는 뇌영상 촬영기법을 이용하여 도파민 생성 세포의 수를 측정할 예정이지만, 보호 효과를 탐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파킨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경보호 임상시험의 주요 문제는, 50% 이상의 도파민 생성 세포가 사라진 후에야 진단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라고 설저는 말했다. "향상도가 매우 높지 않다면, 시그널이 너무 작아 탐지되지 않는다."

또한 연구팀은 임상적 혜택도 살펴볼 계획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파킨슨병 증상의 등급을 '환자의 특정 과제 수행능력'을 관찰함으로써 평가하기 때문에, 결과가 대체로 주관적이다. 그리고 증상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달라지며, 똑같은 환자라도 '좋은 날'과 '나쁜 날'이 있기 마련이다"라고 설저는 말했다. 그리고 대조군은 아무런 수술을 받지 않으므로, 위약효과를 배제하기가 특히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저는 베나비의 연구를 선의로 해석한다. "명백한 메커니즘을 모른다고 해서, 치료법을 기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나는 회의론자이지만, 광선요법은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는) 흥미로운 분야라고 생각한다."

※ 참고문헌
1.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nins.2015.00500/full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9/trials-begin-new-weapon-against-parkinson-s-light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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