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러시아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미심쩍은 데이터
의학약학 / Bio통신원
양병찬 (2020-09-16)

러시아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미심쩍은 데이터

ⓒ Sputnik V (https://sputnikvaccine.com/about-vaccine/)


한 무리의 과학자들은 러시아산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스푸트니크 V(Sputnik V)」—광범위한 사용이 승인된 세계 최초의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을 기술한 논문에 첨부된 데이터의 '반복적 패턴(repetitive pattern)'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달 《랜싯》에 실린 논문(참고 1)의 저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참고 2)에서, 과학자들은 중복된 것으로 보이는 수치들을 낱낱이 지적하며 "오리지널 데이터의 세부 명세를 제시하지 않은 채 시험 결과를 뭉뚱그려 발표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논문에서 기술된 연구는 잠재적으로 유의미하지만, 데이터를 제시한 방식이 많은 우려를 자아내므로, 오리지널 데이터를 전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고 그들은 말했다. 지금까지 이 서한에 서명한 과학자들은 모두 38명이다.

러시아의 연구자들은 그 임상시험에서, 76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두 개의 약간 다른 「바이러스 벡터 백신(참고 3)」—유전적으로 변형된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해, 체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단백질을 생성하는 백신—을 테스트했다. 논문에 제시된 결과에 따르면, 그 백신은 강력한 면역반응을 촉발했으며, 부작용은 경미하고 단기적인 효과(mild, short-term effect)—일부 참가자들이 호소한 주사 부위의 과민증, 두통—에 한정된 것처럼 보인다. 지난 8월, 러시아 당국은 「스푸트니크 V」의 광범위한 사용을 승인하며, "몇 개월 내에 일반대중에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신속승인(fast-track approval)을 지켜 본 연구자들은 망연자실하여(참고 4, 한글번역), "대규모 안전성 및 효능 시험이 완료되기도 전에 백신을 출시하기로 한 결정은 성급하고 위험천만했다"고 주장했다.

중복된 듯한 수치들

그 공개서한은 이탈리아 사모네(Samone)에서 레시스(Resis)라는 과학 무결성(science-integrity) 업체를 운영하는 분자생물학자 엔리코 부치의 블로그에 포스팅되었다. 부치에 따르면, 그는 문제의 논문이 《랜싯》에 실린 직후 변칙(irregularities)을 발견했다고 한다. 예컨대, 혈액 중 한 면역세포의 표지자(marker)를 측정한 부분(도표)에서, 상이한 백신을 이용해 테스트된 두 그룹(n=9)의 수치 중 여러 개가 똑같았다는 것이다. "그게 우연의 일치일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부치는 말했다.

"'무관한 측정치들' 사이에서 '유사한 데이터 패턴'이 발견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노스웨스턴 대학교(일리노이주 에반스턴)에서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을 연구하는 콘스탄틴 안드레예프는 말했다. "그런 변칙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안드레예프는 그 임상시험의 양상을 독자적으로 우려해 오던 중, 공개서한이 발표되자 곧바로 서명했다.

"우리는 과학적 비행(misconduct)의 혐의를 제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런 외견상 비슷한 데이터 포인트(apparently similar data point)가 나타나게 된 경위를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부치는 말했다. "러시아가 그 백신을 임상시험 참가자 이외의 사람들에게 접종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즉각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푸트니크 V」의 대규모 임상시험은 '수만 명의 참가자들을 모집한다'는 목표 하에 8월 26일 시작되었다.

"그 논문의 밑바탕이 된 데이터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진단업체인 다이아프렙 시스템스(DiaPrep Systems)의 사장 마이클 파보로프(역학)는 말했다. "프레젠테이션의 관점에서 볼 때, 그 논문에는 의심스러운 데이터가 수두룩하다. 데이터가 맞을 수도 있지만, 꼭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에 의하면, 기초적인 데이터를 첨부하지 않은 채 보고서를 출판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한다. 예컨대 똑같은 저널(《랜싯》)에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커/옥스퍼드 백신 임상시험 보고서(참고 5)의 경우, 다른 연구자들이 정밀 검토할 수 있도록 대량의 보충 데이터가 첨부되어 있었다.

러시아 논문의 선임저자인 모스크바 소재 「가말레야 국립 역학·미생물학 연구소(Gamaleya National Research Centre for Epidemiology and Microbiology)」의 데니스 로구노프는 《Nature》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의 언론 매체 메두자(Meduza)에게, 공개서한에 대응할 의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출판물의 오류를 부인하며, "항체 수준의 측정치는 도표에 표시된 것과 정확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은 《랜싯》과 접촉하고 있으며, "모든 이슈를 명백히 밝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랜싯》은 "출판된 임상시험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제공"과 관련된 정책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그러나 발표한 성명서에서, "러시아 백신 연구의 저자들에게 '엔리코 부치의 공개서한에서 제기된 의문에 답변하라'고 권고했다"고 말하며, 향후 상황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0)31866-3/fulltext
2. https://cattiviscienziati.com/2020/09/07/note-of-concern/
3.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221-y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386-2 (한글번역 https://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0343&SOURCE=6)
5.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0)31604-4/fulltext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619-4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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