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붉은 악마' 항암제의 재탄생: 암환자의 심장을 살릴까?
의학약학 / Bio통신원
양병찬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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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xorubicin, known as the red devil for its color and toxicity, is widely used for adult and childhood cancers.

'붉은 악마(red devil)'의 송곳니를 제거할 수 있을까? 독특한 색깔과 끔찍한 독성 때문에 이런 독특한 별명을 가진 오래된 화학요법제(chemotherapy drug)─독소루비신(doxorubicin), 상품명 아드리아마이신(Adriamycin)─는 아직도 많은 암환자들의 핵심적인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독소루비신을 약간 수정하면, 항암력(抗癌力)을 무디게 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저주스러운 부작용인 심장독성(cardiac damage)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독소루비신과 관련 의약품들에 대한 통념을 뒤집은 네덜란드 연구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암을 살해하기 위해 DNA를 직접 손상시킬 필요가 없음을 시사한다. "그런 아이디어는 수년 동안 의학문헌에서 떠돌아 다녔지만, 지금까지 증명된 적은 없었다"라고 셰필드 대학교에서 DNA 복구(DNA repair)를 연구하는 셰리프 엘-카미시는 말했다. "이것은 대단한 논문이다."

연구팀은 안전성이 향상된 두 가지 독소루비신 계열 항암제의 효능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그러나 제약사들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엘-카미시는 그들의 독자적인 프로젝트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독소루비신은 안트라사이클린(anthracycline)으로 알려진 화합물군(群)에 속하며, 본래 스트렙토미세스(Streptomyces)속 세균에서 추출되었다. 안트라사이클린은 항균속성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화학요법제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것은 매년 100만 명의 암─특히 백혈병과 유방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안트라사이클린은 심장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종종 노인 환자들에게 투여하기를 꺼린다. 많은 소아암들은 고용량의 안트라사이클린으로 치료되지만, 생존자들은 만년(晩年)에 심장 문제 때문에 간혹 고전을 면치 못하는데(참고 1), 의사들은 그게 '안트라사이클린이 DNA를 손상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연구자들은 안트라사이클린의 심장위험을 줄이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지만(예컨대, 약물을 지방으로 포장하여 종양으로 곧장 배달한다) 별무소득이었다. 그러나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교의 자크 네이펴스(화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안트라사이클린의 항암 메커니즘에 대한 놀라운 발견'─2013년 그들과 미국의 한 연구팀이 각각 보고했다─에 기반하여, 상이한 접근방법을 사용했다.

의약학 교과서에는 "안트라사이클린은 DNA가 복제될 때 실타래를 풀고 손상을 복구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차단함으로써, '신속히 분열하는 세포들'(예: 종양 속의 세포들)을 살해한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독소루비신의 또 한 가지 항암 메커니즘을 발견했는데, 그 내용인즉 "히스톤(histone)을 제 자리에서 벗어나게 한다"는 것이었다. 히스톤이란 구형(球形)의 단백질로, DNA는 그 주변에─마치 줄이 실패에 감기듯─감겨 염색질(chromatin)이라는 구조를 형성한다. "히스톤이 제 자리에서 벗어남으로써 염색질이 손상되면, 유전자의 전사를 비롯한 다른 세포과정(cell process)들이 교란된다"라고 네이펴스는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라이덴 대학교의 연구팀은 두 개의 독특한(DNA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히스톤을 제거하는) 안트라사이클린계 화합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테스트했다. 그중 하나는 아클라루비신(aclarubicin)이라는 승인된 항암제이고, 다른 하나는 디메독소(diMe-Doxo)라는 독소루비신의 유도체였다. 두 가지 화합물은 in vitro에서 오리지널 안트라사이클린에 못지않은 암세포 살해능력을 보였으며, in vivo에서도 생쥐의 종양 증식을 효과적으로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클라루비신을 투여 받은 생쥐들은 심장손상의 징후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인간 암환자들이 아클라루비신을 투여 받을 경우 심장손상을 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 생쥐들은 나중에서 종양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6월 17일 《미국학술원회보(PNAS)》에 발표했다(참고 2).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흥미롭다"라고 뉴욕주 버팔로 소재 로스웰 파크 종합 암센터(Roswell Park Comprehensive Cancer Center)의 카테리나 구로바는 말했다. 그녀 역시 '염색질을 손상시킴으로써 작용하는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는 널리 사용되는 (안트라사이클린계) 항암제의 독성을 줄이는 방법을 많이 발견했다."

아클라루비신은 한때 유럽에서 백혈병 치료제로 사용됐지만, 1990년대에 생산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미국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과학자들은 1980년대에 디메독소를 발견했지만, 더 이상의 개발을 진행하지 않았다. 아클라루비신과 디메독소는 특허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제약사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생각다 못한 네이펴스는 고품질의 아클라루비신과 디메독소를 생산할 요량으로 공적·사적 영역에서 자금을 마련했고, 조만간 학술적 노력의 일환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두 가지 항암제 모두 연구할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네이펴스는 말했다. "아클라루비신은 혈액암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며, 디메독소는 고형암에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네덜란드 암학회에서 큰 돈을 지원받아, 내년에 재발성 백혈병(relapsed leukemia) 환자들을 대상으로 아클라루비신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는 과학자의 탈을 쓰고 제약사들의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네이펴스는 말했다.

"그들은 도전에 직면했다"라고 엘-카미시는 우려를 표명한다.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승인에 필요한 과정, 이를테면 '대사과정 연구'나 '안전성 검증' 같은 부분에 빠삭하다. 그러므로 제약사를 파트너로 삼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실행가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 참고문헌
1.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3/6432/1166
2. https://www.pnas.org/content/117/26/15182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7/new-forms-red-devil-cancer-drug-could-spare-hearts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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