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토픽] 항암제를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라바 램프' 효과
의학약학 / Bio통신원
양병찬 (2020-06-19)

hysical forces between protein or RNA molecules can pull them apart or attract them to each other. Once the molecules reach a certain concentration

Physical forces between protein or RNA molecules can pull them apart or attract them to each other. Once the molecules reach a certain concentration, they can phase-separate, clustering similar components together to speed up reactions, or sequestering unwanted molecules. / © Nature(참고 1)


제약계의 오랜 통념은 '약물 분자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 균일하게 확산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화이트헤드 연구소(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의 릭 영(생물학자)은 그런 생각에 이의를 제기했다.

영이 이끄는 연구팀은 6월 18일 《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2), "모든 세포들이 내용물을 분할하는 상분리(phase separation)라는 현상 때문에, 항암제 분자는 세포 내의 여러 지점에 집중적으로 농축된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분자 치료제의 작용·동역학(力學)·분포」에 대한 기본 가정에 도전장을 던졌다. 그것은 '실험실의 배양접시에서 성공한 약물들이 임상시험에서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신약 설계에도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

"이번 논문은 '약물은 어떻게 대사되고, 세포를 어떻게 겨냥하는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꿀 것이다"라고 캐나다 토론토 소재 어린이병원의 요나손 디틀레브(세포 생물물리학)는 말했다.

생체시료(biological material)가 세포 안에서 질서를 확립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라바 램프 속의 작은 방울이나 물속의 기름방울처럼, 단백질이나 RNA 등의 세포 요소들은 스스로 조직화되어 콘덴세이트(condensate)라는 액체상 방울을 형성하는데, 이는 세포 내부를 구획화(compartmentalization)하는 데 도움이 된다(참고 1).

연구자들은 선행연구에서 천연분자에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증명했지만,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합성 화합물도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액체방울(droplet) 안에 선택적으로 격리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이용하면, 특정 약물로 하여금 표적을 더욱 효과적으로 겨냥하게 함으로써, 의도치 않은 독성을 제한하고 유해한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분자들마다 콘덴세이트가 다른 이유를 이해하면, 기존의 콘덴세이트를 이용하여 질병을 더 잘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라고 디틀레브는 말했다.

시스플라틴의 뭉텅이(cluster)

영이 지휘하는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시험관 실험과 인간 암세포 실험을 통해, 다섯 개의 소분자 항암체의 '콘덴세이트 안에서의 동역학'을 추적했다. 그들은 많은 화학요법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플라틴(cisplatin)에서부터 시작했다. 시스플라틴을 (세포핵 속에서 콘덴세이트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과 혼합한 결과, 시스플라틴은 MED1이라는 유전자활성화단백질(gene-activating protein)에 의해 액체방울 속에서 선택적으로 뭉텅이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플라틴 분자는, MED1이 발견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집합체를 형성했다. 그리하여, 콘덴세이트 내부의 시스플라틴 농도는 외부의 6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ED1은 주로 암촉진유전자(cancer-promoting gene)에 작용하므로, 시스플라틴은 궁극적으로 독성 백금 원자를 이용하여 동일한 유전자—본질적으로, 암세포의 아킬레스건—를 겨냥했다.

이러한 효과는 약제내성(drug resistance)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유방암치료제 타목시펜(tamoxifen)도 MED1 콘덴세이트 안에 둥지를 튼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타목시펜에 내성을 지닌 암세포들은 더 많은 MED1을 발현하여 콘덴세이트를 풍선처럼 부풀림으로써, 약물을 희석시켜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참고 3).
 

라바 램프


"이번 연구에서, 모든 암세포는 그런 상분리 콘덴세이트(phase-separated condensate) 속에 스스로 농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은 말했다. "내가 아는 한, 이러한 현상을 무시할 수 있는 증례는 하나도 없다."

연구팀은 약물 분자가 콘덴세이트 속으로 들어가는 이유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약 분자의 '문법'을 더 잘 이해한다면, 소분자를 변형시킴으로서 정확한 장소에 농축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화이트헤드 연구소의 아이작 클라인(종양학)은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콘덴세이트

클라인과 공저자인 화이트헤드 연구소의 앤 보이자(분자생물학)는 지난 2개월 동안, 이번 연구에서 얻은 교훈을 이용하여 (COVID-19의 주범인) SARS-CoV-2를 무찌르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미출판 실험에서, 그들은 SARS-CoV-2의 복제기구에 관여하는 3개의 핵심 단백질이 콘덴세이트 안에 농축됨으로서 약물분자를 흡수·농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의 실험 결과는, '바이러스의 복제 억제'와 '(복제가 일어나는) 콘덴세이트 속으로의 선택적 구획화'라는 두 가지 능력을 지닌 소분자를 찾아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영은 말했다. 현재 엄격한 임상시험을 통해 COVID-19에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된 항바이러스제는 렘데시비르 밖에 없는데, 효과가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참고 4). 그 이유가 뭘까? 영은 '빈약한 구획화'에서 답을 찾고 있다.

"이 시간 이후부터, 상분리는 신약개발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라고 듀포인트 테라퓨틱스(Dewpoint Therapeutics)—영이 2018년 막스 플랑크 분자생물학연구소의 토이 히만(세포생물학)과 공동으로 설립한 업체—의 CSO인 마크 머코는 말했다. 듀포인트의 목표는, 콘덴세이트의 생물학을 이용하여 '질병에 관여하는 콘덴세이트를 파괴'하거나 '세포 안에서 특정 콘덴세이트 속에 축적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전문가들이 영의 아이디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UC 버클리의 로버트 첸(钱泽南)은, "과학자들이 콘덴세이트를 많은 생물학적 과정과 연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천연분자와 합성분자가 세포 내에 축적되는 메커니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라고 말한다(참고 2). 그가 우려하는 것은, 이번 논문을 보고 흥분한 연구자들이 (실험실에만 존재할지도 모르는) 상분리 액체방울 속으로 들어가는 약물을 설계하는 연구에 앞 다퉈 뛰어드는 것이다. "마치 카드로 만든 집(house of cards)을 보는 것 같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3070-2
2.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8/6497/1386
3.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8/6497/1314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295-8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838-z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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