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 like] Use of useless DNA
오피니언 / Bio통신원
쏘르빈 (2020-06-19)

Use of useless DNA

어린 시절 소풍 가던 날을 떠올려 보자.
여러분은 한껏 부푼 마음으로 보물 찾기를 시작했다.
공원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며 보물이 숨겨진 쪽지를 찾아 헤맸는데
찾는 쪽지마다 전부 ‘꽝’.
100개의 쪽지 중 단 5개의 쪽지만 보물이고 나머지 95개는 싹 다 ‘꽝’인 어이없는 순간이다.
여러분은 95개의 꽝에 시달리며 헛수고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야박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바로 이 헛수고가 우리 몸에서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몸속의 DNA에서 말이다.
DNA에서 ‘진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건 단 5%뿐이다.
나머지 95%는 정보를 담고 있지 않고, 그 이름부터 ‘Junk DNA’.
쓰레기 DNA라고 불린다.

오늘은 항상 연구의 주인공이었던 5%의 진짜 DNA가 아니라
95%의 잊혀진 DNA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자.

Use of useless DNA

(출처 :  Taking out the Trash: Bladderwort DNA Is 97% Junk-free - Dr. Elizabeth Mitchell )

DNA는 우리의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물질이다. 
나의 피부색, 눈동자의 색, 유전병의 유무, 타고난 체질 등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있는 문서인 셈이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러한 특성들은 내 몸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들에 의해 결정되는데,
DNA는 바로 이 단백질들을 만들기 위한 레시피북이다.
컴퓨터가 0과 1을 조합해서 다양한 정보를 저장하는 것처럼,
DNA는 A,T,G,C라는 4가지 요소를 조합해서 단백질의 레시피를 저장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DNA의 배열이 다르고, 이 조합에 따라 만들 수 있는 단백질의 종류와 모양, 구조, 특징 등이 달라진다.
결국 DNA 속 요소들의 배열 정보에 따라 각자의 유전적 특징이 달라지는 것이다.

허나 DNA의 긴 사슬 중에 모든 부분이 이런 정보를 담고 있지는 않다. 
20세기에 ‘중요한 정보를 담은 DNA는 전체 30억 쌍 중 약 5%에 지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20세기에 밝혀졌고,
이때부터 나머지 95%의 DNA들의 수난시대가 시작되었다. 
분화진화학 분야의 거장 스스무 오노는 1972년 자신의 논문에서 유전정보를 담고 있지 않은 DNA를 ‘Junk DNA’ 즉, 쓰레기 DNA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또한 1980년 레슬리 오르겔과 프랜시스 크릭은 ‘네이처’에 기고한 리뷰 논문에서 이 Junk DNA를 “이기적인 DNA 서열이 존재하는 건 숙주의 몸속에 아주 해롭지는 않은 기생충이 들어 있는 것과 비교될 만하다”라고 표현하며 Junk DNA를 기생충에 빗대기도 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Junk DNA의 존재에 충격과 실망을 느꼈고, 눈길조차 주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극강의 효율을 자랑하는 우리의 몸 안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정말로 이들은 쓸모가 없는 것인지를 의아해하며
몇몇의 과학자들을 필두로 Junk DNA 관한 연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약 10년간의 ‘엔코드 프로젝트’연구 끝에 Junk DNA의 누명을 벗겨줄 수 있었다.
(엔코드(ENCODE) 프로젝트는 ‘DNA 요소 백과사전 (EnCyclopedia Of Dna Elements)’의 줄임말이다!)

엔코드 프로젝트는 ‘Junk DNA가 단백질 정보를 직접적으로 저장하고 있진 않지만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Junk DNA는 전체 DNA의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정보를 저장하는 5%의 DNA들을 통제하며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도록 DNA를 키고 끄는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Junk DNA의 관리 감독을 통해 결과적으로 단백질과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고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우리의 엄지손가락이 나머지 네 손가락과 마주 볼 수 있어서 물건을 마음껏 잡을 수 있는 것도 이 Junk DNA 덕분이다.

이로써 Junk DNA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게 되었다.
조셉 엑커 박사(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는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서 “사람의 유전물질이 대부분 ‘정크 DNA’라는 기존에 널리 받아들여지는 관점을 전복시켰다”라고 이야기하며 Junk DNA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또한 ‘사이언스’ 저널에서 뽑은  2012년 과학 10대 뉴스 중 하나로 엔코드 프로젝트의 연구성과가 올라가기도 했다.
가히 Junk DNA의 10여 년에 걸친 통쾌한 복수였다.

하지만, 엔코드 프로젝트가 모든 Junk DNA를 변호할 순 없었다.
아주 일부분의 Junk DNA만이 스위치 역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실험으로 이스트 효모의 Junk DNA를 제거해봤는데
이스트의 생명활동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즉, 역할이 있는 Junk DNA가 있으면 역할이 없는 Junk DNA도 있었던 것이다.
휴스턴 대학의 Dan Graur는 Junk DNA의 75%는 여전히 쓸모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렇듯 Junk DNA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은 아직도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고 의견이 바뀌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이스트의 Junk DNA에 대해서도 평상시엔 쓸모가 없었지만 
이스트가 섭취할 영양분이 없는 상황에선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또한 2018년에 면역학 저널을 통해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이 Junk DNA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자폐증이나 암 등의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Junk DNA를 계속 연구하면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는 거다.

Use of useless DNA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DNA였지만 누군가의 지속적인 관심과 믿음을 통해 
무엇보다 ‘쓸모 있는’ DNA의 진면목이 밝혀질 수 있었다.
이건 결코 DNA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빛을 잃어가는 어떤 존재는 주변의 작은 도움과 관심을 간절히 원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Junk DNA 덕분에 얻게 된 나의 손을 이젠 다른 사람에게 뻗어보는 건 어떨까.

 

Reference

Parenteau, Julie, et al. "Deletion of many yeast introns reveals a minority of genes that require splicing for function."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 19.5 (2008): 1932-1941.

ENCODE: the rough guide to the human genome

http://blogs.discovermagazine.com/notrocketscience/2012/09/05/encode-the-rough-guide-to-the-human-genome/#.XVLhe5NKjm3

Edwards, Samantha R., and Tracy L. Johnson. "Intron RNA sequences help yeast cells to survive starvation." (2019): 578-579.

Graur, Dan. "An upper limit on the functional fraction of the human genome."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9.7 (2017): 1880-1885.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추천 2
주소복사
댓글 (0)
HOME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BR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