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팩트를 물다] 팜나무 열매는 선악과인가?!
오피니언 / Bio통신원
강지혜 (2019-06-13)

팜나무 열매는 선안과인가?!

팜 나무는 야자나무의 일종으로 성경에 나오는 ‘종려나무’를 뜻하고, 이 나무 열매의 과육과 씨앗에서 추출한 기름이 바로 팜 오일(Palm Oil)이다. 팜 오일은 열대지방에서 대기업의 자본과 기술력을 토대로 현지 원주민의 노동력을 이용하여 단일작물을 재배하는 플랜테이션(Plantation) 방식으로 운영된다. 종려나무는 한 그루당 20여개의 열매송이와 한 송이당 3,000개 내외의 열매를 맺는 풍요의 나무인 만큼, 이 열매의 과육과 씨앗의 기름은 과자(빵)류·식용유·비누·마가린·화장품·세제·동물사료·바이오연료 등에 두루 활용됨으로써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로 자리매김하였다.1

그러나 환경단체와 언론은 아낌없이 주는 팜나무 열매가 사실은 환경의 악(惡)이라고 ‘경고’한다. 팜 나무 열매는 자연과 인간에게 무해한 ‘생명나무’ 열매인가? 자연과 인간을 정죄(定罪)하는 ‘선악과’인가?
단일 작물을 대형 농장에서 재배하는 것이 환경의 ‘악’이라고 정죄(定罪)하는 환경단체와 언론의 주장은 과연 옳은가?! 환경단체와 언론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핫스팟(hot spot)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열대우림 지역과 가봉 등 아프리카 남서부 지역이 숲 개간, 벌목 및 화전을 통해 팜나무 플랜테이션 지역으로 변형됨에 따라, 원주민의 인권 유린 및 오랑우탄, 코끼리 등의 멸종위기와 생태계 파괴, 그리고 더 나아가 지구온난화까지 초래하였다고 주장한다. 2

즉, 인류가 팜오일을 이용하여 다양한 소비재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동시에 그 반대급부로 플랜테이션 지역의 지하수 오염, 토양 침식, 삼림파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멸종위기종 증가 및 서식지 파괴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3

이에따라 세계 환경보호 국제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이하 IUCN)은 2016년, 팜오일 산업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팜오일 전담조직(The IUCN Oil Palm Task Force)을 신설하고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팜오일 최대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의 경우 1972년부터 2015년도까지 팜나무 플랜테이션에 이용된 숲의 비중이 자그마치 68%이며, 팜나무 산업만을 위한 삼림벌채 비중도 44%에 육박했다. 또한 IUCN 멸종위기종목록(The IUCN Red List of Threatened Species)조사 자료에 의하면 193종이 팜오일 산업으로 인한 멸종위기 대상에 속하며 특히 포유류의 54%, 조류의 64%가 멸종위기 고위험 대상이다. 그리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팜오일 생산지역인 보르네오섬의 오랑우탄은 삼림벌채로 인하여 매년 1,000여마리 정도 죽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https://www.iucn.org/resources/issues-briefs/palm-oil-and-biodiversity

전술한 팜나무 플랜테이션의 해악(害惡)은 매해 수차례 보도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 난제(難題)이다. ‘팜오일 산업이 환경에 유해하다’가 언론이 제시하는 ‘사실’이라면, 이 현상의 ‘문제’는 무엇인가! 매해 화두가 되는 팜나무 플랜테이션 사례의 ‘문제’는 ‘팜오일은 대체 불가능하다’라는 점이다.  

IUCN 보고서에 따르면 팜오일 수요는 매해 급증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2008년 요구 수요량인 1억 2천 5백만톤 대비 2배가 급증한 2억 5천만톤의 수요를 예상한다.4

그렇다면 팜 오일은 왜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나? 그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팜오일은 인간의 건강에 덜 유해한 유일한 성분이다. 유지제품을 생산하는 다국적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버터에 포함된 포화지방이 심장병의 주요 원인임을 파악하고 마가린으로 대체하였으나, 마가린에서 포화지방보다 더 해로운 트랜스지방이 발견됨에 따라, 버터보다 포화지방 함량이 낮고 트랜스지방은 생성하지 않는 ‘팜 오일’을 모든 공장 체제에 적용하여 오늘날의 유럽과 미국의 가공식품 산업을 견인하였다.5

둘째, 팜오일은 다른 식물성 오일에 비해 생산성이 뛰어나다.
팜오일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식물성 오일이다. 팜나무는 25년 이상 과실을 맺을 수 있고 하나의 열매에 30~35%의 오일을 포함하며 매주 10일 마다 수확이 가능하고 연간 한 그루의 팜나무 당 40kg의 오일을 추출할 수 있다.6

또한 팜오일은 단위면적 당 생산성이 가장 높고 8ha당 1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여 토지 사용의 효율성 및 경제 기여가 크기 때문에 열대우림 지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팜 오일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7

셋째, 팜오일은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를 위한 주력산업으로 성장하였다. 팜오일이 아무리 건강에 좋고 생산성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국제적인 원조와 국가 차원의 보조금이 없다면 지금과 같이 팜오일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1960년대 후반으로 돌아가보자. 팜오일 최대 생산국 말레이시아는 그 당시 경제의 원동력이었던 고무 가격이 급락하자 자구책으로 팜오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생산 및 제조 과정의 부흥과 육성을 위한 다양한 세제 혜택을 부여하였다. 이와 더불어 세계은행(World Bank) 역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소규모 농장도 팜오일 산업에 종사하도록 원조하였고, 1998년 금융위기 시절에는 IMF 구제금융안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천연자원 수출세를 없애고 네덜란드 은행권이 1995년부터 1999년까지 약 14조를 인도네시아 팜오일 생산자에게 대출한 바 있다.

https://www.theguardian.com/news/2019/feb/19/palm-oil-ingredient-biscuits-shampoo-environmental

다시 ‘문제’로 돌아가보자. 왜 팜오일은 대체 불가능한가! 생태계 파괴의 주범은 무수히 많은데 왜 유독 팜오일만 논란의 정점에 서있는가?!
진짜 문제는 ‘글로벌 식량 시스템의 오작동 체계’ 때문이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유럽 지역 및 토지 이용 변화를 연구하는 독일 칼스루스 기술연구소 Mark Rounsevell 교수는 우리가 농어업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식품을 구매하기 위해 지불하는 가격에는 생태계 파괴 비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에 ‘식량 시스템’이 주범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8

그동안 팜오일은 값싸고 생산성 좋은 가성비 최고의 원료로 사용되어왔다. 그리고 팜오일 가치 산정 오류에 따른 전세계 식량 시스템의 오작동 현상은 지구 온난화 및 생태계 파괴라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혹자는 팜오일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언론의 보도와 실제 팜오일 가격이 생태계 파괴 비용이 반영되지 않아서‘저렴한 가격’이 문제라는 지적에 대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팜오일 산업이 아시아의 경제발전에 기여하였고 인간의 빈곤퇴치와 소비재 산업 발전을 견인하였기에 환경 오염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반론할 수 있다. 즉, 생물다양성협약이 발효한 1993년보다 한창 이전인 먹고살기 힘든 시절의 개발도상국의 천연자원 개발 보조금을 통한 소비재 산업 부흥을 이제 와서 해악이라고 정죄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실제 팜오일이 전지전능한 원료이고 향후에도 수요가 급증한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1톤의 팜오일 생산에 0.26 ha가 필요할 경우, 유채 오일 1.25 ha, 해바라기씨 오일 1.43 ha, 콩 오일 2ha의 단위당 면적이 필요하며, 팜오일은 식물성 오일 작물 재배에 할당된 토지의 10%보다 적은 면적으로 전체 식물성 오일의 35%를 생산하므로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 모두 다른 작물에 비하여 우수하다.9
또한 정제 과정 역시 다른 오일과 혼합 가능하여 생산이 용이하며, 정제 이후의 보존성도 탁월하여 가공식품의 핵심 원료로 자리매김하였다.10

갈무리하자면, 팜오일 경제사의 이면은 자연 훼손이다. 국가, 대기업 등 다방면의 이해관계자로부터 전폭적인 ‘자금 수혈’을 받아 전세계 소비재와 바이오연료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였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 ‘일자리 창출’에 일정 부분 기여하였기에 경제 성장 측면에서 그동안 투입된 자금은 ‘무해한 보조금’이라 정의할 수 있다.
다만,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이라는 관점으로 다시 살펴보면 팜오일 산업 성장에 투입한 원조 내역, 세제 및 금융 혜택은 환경에 유해한 ‘유해 보조금’임에 틀림이 없다.
꿀벌! 팩트를 물다! 다음 시간에는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유해 보조금’ 정책 동향과 연계하여 팜오일 식량 시스템 오작동 문제의 정비 방안에 대하여 제언하겠다.

 

Reference
1. National Geographic 2018.12, pp46-47
2. https://www.wwf.org.au/what-we-do/food/palm-oil#gs.fq7k69
3. https://portals.iucn.org/library/sites/library/files/documents/2018-027-En.pdf P30
4. https://portals.iucn.org/library/sites/library/files/documents/2018-027-En.pdf  P70
5. 10. https://www.theguardian.com/news/2019/feb/19/palm-oil-ingredient-biscuits-shampoo-environmental
6. 7. https://portals.iucn.org/library/sites/library/files/documents/2018-027-En.pdf  P9
8. https://www.huffpost.com/entry/nature-destruction-climate-change-world-biodiversity_n_5c49e78ce4b06ba6d3bb2d44
9. https://www.iucn.org/resources/issues-briefs/palm-oil-and-biodiversity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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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  2019.06.13 09:56     
* 꿀벌! 팩트를 물다 - 독해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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