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나보고 맘충이래.”
「82년생 김지영 P.164 中」
젠더(Gender)는 생물다양성(Biodiversity)과 관련이 있을까?
필자는 ‘꿀벌! 팩트를 물다’ 제1회를 통하여 이 질문을 나누고자 한다.
우선,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젠더(Gender)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젠더(Gender)하면 떠오르는 소설이 바로 ‘82년생 김지영’이다. 이 책은 주인공 김지영씨의 정신질환 주치의가 일상 속에 체화된 그녀의 성차별 연대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기록한 소설이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2018년 한국에서 100만부를 돌파하였고, 일본에서도 출간한지 두 달여 만에 9만 부를 돌파하며 최고의 판매 기록을 갱신하였다.1
‘82년생 김지영’은 왜 베스트셀러인가?
한국과 일본의 여성들은 왜 ‘82년생 김지영’에 ‘공감‘하는가?!
‘공감’의 근원은 바로 ‘젠더 감수성(Gender Sensitivity)’ 이다. 젠더 감수성이란 성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이해관계에 대한 공감 능력을 의미한다. 즉, 젠더(Gender)란 해당 국가의 역사·문화·경제·정치적 상황 하의 ‘성(Gender)’ 역할을 의미하며2, ‘젠더 감수성(Gender Sensitivity)’이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Sex)’의 ‘다름’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문화적으로 정의된 ‘성(Gender)’역할의 ‘차별’을 반대하는 지표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일본 여성이 ‘82년생 김지영’에 드러난 '젠더감수성'에 공감함으로써 일본의 성차별적 사회 구조를 대변하는 한편, 일본 정부의 국제적인 젠더감수성 정책 지원 수준은 꽤 높다는 점이 상기할 만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일본의 젠더(Gender)와 생물다양성(Biodiversity)에 대한 국제적 지원은 꽤 적극적이다.
일본은 나고야 아이치현에서 개최한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2010.10)에서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그 구성요소의 지속 가능한 이용, 그리고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를 3대 목적으로 하는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이하 CBD)을 이행하기 위하여 일본 생물다양성 기금(Japan Biodiversity Fund; 이하 JBF)을 설립하였고, 동 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 부속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의 공정하고 공평한 공유에 관한 나고야의정서 (The Nagoya Protocol on 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the Fair and Equitable Sharing of Benefits Arising from their Utilization(ABS) to the CBD‘가 채택되었다.3
JBF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협업하여 개발도상국의 여성들이 ‘국가생물다양성 전략과 실행 계획(National Biodiversity Strategies and Action Plans; 이하 NBSAPs)’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지원중이다.
JBF는 멕시코, 우간다, 브라질 여성들이 NBSAPs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였고, 그 결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개발도상국 여성들은 젠더 정책 및 관련 의견에 대하여 국가생물다양성 전략과 실행 계획에 반영할 수 있었다. 4
또한 일본은 캐나다와 함께 2015-2020 젠더 계획 수립 가이드라인 출판을 후원하였고, 그 결과 젠더 주류화와 젠더와 관련된 2011-2020 생물다양성 전략계획 세부 목표(Aichi Biodiversity Targets) 이행에 대하여 지원하였다.5
‘82년생 김지영’을 통한 한국과 일본의 페미니즘(Feminism) 열풍과 일본의 젠더와 생물다양성 지원 정책은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의정서의 당사국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체적으로 젠더(Gender)가 생물다양성(Biodiversity)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두 요소의 상관관계는 ‘82년생 김지영’의 공감 무대인 한국과 일본을 벗어나, 전 지구적 차원으로 생각해보자.
1. (결과) 생물종의 감소와 생태계 파괴는 생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생물다양성 손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의 연구 결과로 여실히 드러났다. 해당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구상의 육지와 해상의 포유동물은 80%, 식물은 50% 이상 감소하였고, 수분매개체인 곤충 역시 지난 수세기동안 41% 이상 감소하였다.6
<출처: https://www.huffpost.com/entry/nature-destruction-climate-change-world-biodiversity_n_5c49e78ce4b06ba6d3bb2d44, Yinon M. Bar-On, Rob Phillips, and Ron Milo, PNAS, 2018, >
<출처:https://www.huffpost.com/entry/nature-destruction-climate-change-world-biodiversity_n_5c49e78ce4b06ba6d3bb2d44, Sánchez-Bayoa and Wyckhuy, Biological Conservation, 2019 >
2. (원인) 생물종의 감소와 생태계 파괴의 정도는 젠더 정책과 관련이 있다.
생물종의 감소와 생태계 파괴는 젠더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요한 사실은, 개발도상국과 토착지역공동체 원주민 여성들의 경우 , 생물다양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농업, 임업, 어업 활동으로 삶을 영위하기에 여성의 역할이 상당히 크다. 예를 들면 콩고의 경우 농업 분야의 여성의 비중이 73%를 차지하고, 아마존 산림 지역의 경우, 식량부족에 대응 할 수 있는 다양한 유전자, 종다양성의 전통지식은 45% 이상 토착지역의 원주민 여성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전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생물자원과 생태계의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는 농업, 임업, 어업 분야에서 나타나는 남성과 여성의 생물다양성 의사 결정 과정(생물다양성 보전과 생물자원에 대한 접근 및 이용, 생물다양성 전략 이행)은 젠더 중립적이지 않다.7
즉, 전 지구적으로 해당 생태계에 직접 접근하여 생물자원을 이용함으로써 생계를 영위하는 '여성' 의 비중이 높은 반면에, 해당 여성들의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의 수립과 이행에 관여할 수 있는 참정권과 의결권에 대한 권리는 미약하다.
<출처: https://www.cbd.int/gender/biodiversity/default.shtml>
그렇다면 개발도상국과 토착지역공동체 원주민 여성들의 경우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아래의 방법은 남성과 여성 모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지만, 특정 국가, 토착지역의 사회 문화 관습 상, 직접적으로 생물자원에 접근 및 이용하여 삶을 영위하는 여성이, 정작 해당 국가의 생물다양성 정책 및 경제활동에는 배제 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제시된 예시이다.8
첫째, 여성은 전통지식에 기반한 약용식물과 산림자원의 종자 수확을 통하여 작물 생산자의 역할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여성은 생물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제약,화장품, 농식품 분야 등)과 관련한 경영자의 역할에 기여할 수 있다.
셋째, 여성은 생물자원과 관련된 전통지식을 보유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보전과 생태계 기능을 복원할 수 있는 대체 생물자원 정보 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
넷째, 여성은 생물다양성과 환경 전반에 관한 지식 중개자 역할에 기여할 수 있다.
다섯째, 여성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계획 수립과 이행 전반의 과정에 대하여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기여 할 수 있다.
CBD 사무국은 2017년 11월, 방콕에서 ‘젠더와 생물다양성 워크샵’을 개최하였다. 본 워크샵에서는 동남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생물다양성 전문가들이 모여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젠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과 접근 방법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본 워크샵에 참여한 투발루(Tuvalu)의 환경부 대표, Soseala Saosaoa Tinilau는“우리가 젠더를 고려하지 않으면, 생물다양성에 중요한 전통지식,기술과 경험의 손실, 소모적인 생물자원 이용과 잘못된 정책 에 기인하는 생물다양성 손실이 증가할 것이다”9라고 의견을 제안했다.
젠더(Gender)는 생물다양성(Biodiversity)과 관련이 있을까?
► 젠더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그 구성요소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시간에는 생물다양성과 젠더의 관계에 대해서 살펴 보았다. 만약, 혹자가 전술한 내용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면, 혹자는 '지구'와 '국가'와 '지역 공동체'에 감사해야 할 것 이다.
이번 연재를 통하여 '젠더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세계 시민' 의식이 고양되기를 희망해본다.
‘꿀벌! 팩트를 물다’ 제2회에서는 젠더와 생물다양성에 대한 국제적 약속의 이행 사항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생물다양성협약은 전문을 통하여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에 있어서의 여성의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며, 생물다양성의 보전을 위한 정책결정 및 시행의 모든 단계에서의 여성의 완전한 참여의 필요성을 확인" 해야함을 천명하였다.
제2회에서는 생물다양성협약과 나고야의정서, 2015-2020 젠더 계획, 젠더 정책을 통한 2011-2020 아이치목표의 이행상황, 국가별 젠더와 생물다양성에 관한 국가생물다양성 전략 계획 등의 동향에 대해서 살펴 보겠다.
Reference
1. http://www.chikumashobo.co.jp/special/kimjiyoung
2. https:www.cbd.int/gender/biodiversity/dafault.shtml
3. https://www.cbd.int/jbf/, https://www.cbd.int/abs/about/default.shtml#objective
4. CBD/SBI/2/2Add.3, P4
5. CBD/SBI/2/2Add.3, P5
7. UN CC:Learn, 'Gender and Biodiversity Module' P9
8. UN CC:Learn, 'Gender and Biodiversity Module' P13
9. https://www.unenvironment.org/news-and-stories/story/why-gender-important-biodiversity-conserv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