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마음의 들꽃 이야기]98. 귀화식물 사랑하기/수박풀 그리고 긴포꽃질경이
종합 / Bio통신원
푸른마음 (2012-12-18)
 - 세명고등학교 생물과 교사 김태원 -


                                                             수박풀1


                                                             수박풀2


                                                             수박풀3


                                                               수박풀4


                                                        긴포꽃질경이5


                                            긴포꽃질경이6
 
  수박풀과 긴포꽃질경이 이 두 종은 모두 귀화식물이다. 귀화식물 중에 좀 나름으로 이색적인 모습을 가진 식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 두 식물을 생각해 내고는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 수박풀은 잎이 수박처럼 생겨 붙은 이름이다. 열매가 달렸을 때의 모습도 흡사 수박을 닮았다. 2010년 8월에 여름새우난초를 보러 제주도로 내려 갔는데 인디카 제주 회원이신 심심땅콩님 댁에서 2박을 했다. 그 집 앞 논에서 수박풀을 첨 보는 행운을 누렸다. 그 이후 2012년 7월 말경에 대구 동구쪽에서 산내들님이 찾아 낸 수박풀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 수박풀의 생리적 특성은 꽃이 오전에만 잠시 피었다가 꽃잎을 닫아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부지런해야만 꽃이 핀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지난 7월 말경에 포항에서 출발하여 10시쯤 현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일부 개체들이 꽃잎을 오므리고 있는 중이였다. 그래서 다음 날에는 9시에 현장에 도착하니 그 때서야 꽃들이 저렇게 방긋방긋 웃고 있지 않는가?  수박풀이 "나를 보고 싶으면 게으름 피우지 말고 아침 일찍 오세요." 라고 한다. 겁도 없이 귀화식물 주제에 나를 농락하고 있다니..ㅎㅎ

  적어도 오전 9시쯤에 현장에 도착해 있으면 멋지게 꽃이 핀 수박풀을 만날 수 있다. 부지런한 사람에게만 자신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수박풀의 꽃말이 "아가씨의 아름다운 자태"라고 한다는데 아가씨의 아름다운 자태는 싱그러운 아침에 더 빛을 발하니 그 꽃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지 않는가? 이 수박풀은 조로초(朝露草)라는 이명도 있고 향령초(香鈴草)라는 이명도 있다. 조로초는 '아침 이슬'을 향령초는 '향기나는 방울'로 아침 이슬과 향기나는 방울은 가히 아름다움의 정점을 찍는 단어의 조합이 아닐 수 없다. 아침 이슬을 머금고 꽃이 피어나 그 이슬이 떠나갈 때 쯤에는 꽃잎도 닫아 버린다. 즉 한시간만 피어 있는 꽃(flower of an hour)이 수박풀이다. 그 짧은 시간에 수정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는 미련없이 꽃잎을 접는다. 그리고 수박풀의 열매 모습도 특이하다. 수박풀4 사진은 삭과로 저 속에 검은 씨앗이 여러 개 들어 있다. 유럽 원산으로 개항(1876년) 이전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하며 전국에 산발적으로 분포한다.

  그리고 긴포꽃질경이는 열대아메리카 원산으로 경기 일산의 한강 둔치와 경주에서 확인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 식물은 경주산이다. 포엽이 꽃보다 길어 화서 밖으로 초출되는 특징이 있고, 꽃도 투명하리만큼 선명한 꽃잎 4개가 꽃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흡사 매미가 줄기 끝에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서 탈피하고 있는 모습같다. 잎은 선형으로 중앙맥 1개가 뚜렷하며 끝이 뾰족하다. 누가 이 식물을 질경이속 식물이라 하겠는가? 이 긴포꽃질경이는 무덤에서 촬영했는데 그 자손도 이 꽃을 배지 않고 그대로 놔 둔 것을 보면 망자의 혼이 꽃으로 피어난 것으로 생각하여 그대로 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던 간에 귀화식물이긴 하지만 포항 인근에서 이 꽃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행운이다.

  위 두 식물을 귀화식물이라고 했는데 귀화식물(歸化植物)에 대해서 간단히 정의해 보면 학자에 따라 다소 다르긴 하나 대체로 "외국의 자생지로분터 인간의 매개에 의해 의도적 또는 무의도적으로 우리나라에 옮겨져 여러 세대를 반복하면서 야생화 내지 토착화된 식물"로 정의한다. 한국의 귀화식물 도감을 펴 낸 박수현 박사님은 귀화식물이 될려면 다음 3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된다고 한다. 첫번째가 그 식물의 원산지가 외국이어야 하며, 두번째로 인간에 의해 옮겨진 식물이어야 하고, 셋째로 외래식물이 우리나라에서 야생화하여 대를 거듭하여 생존하는 것 등을 귀화식물이 될 수 있는 조건으로 제시했다. 기존의 식물들이 수없는 세월을 거듭하면서 일정 공간에 터를 잡아 생존해 왔는데 그 틈새를 비집고 외래식물이 들어와서 토착화하여 뿌리 내려 생존할려면 얼마나 강한 생명력을 지녀야만 하겠는가? 다른 식물들이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토양에서 뿌리를 내려 그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귀화식물들이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귀화식물 중에는 피해를 주는 식물들도 있다. 가시박, 돼지풀, 단풍잎돼지풀, 서양등골나물, 도깨비가지 등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어 꽃가루알레르기의 원인이 되고 특정 장소의 생태를 단순화시키는 등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치고 있기는 하지만 자연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식물들도 여럿 있으니 귀화식물이라고 해서 무조건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기를 바란다. 위 수박풀과 긴포꽃질경이는 사랑스럽지 아니한가?
정보출처: BRIC 바이오통신원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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