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성별(性別)은 아버지의 유전자에 달렸다.
의학약학
KISTI (2008-12-16)
앞으로 태어날 자녀의 성별에 대한 호기심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성염색체는 XY인 데 반하여 여성의 성염색체는 XX이기 때문에, 신생아의 성별을 결정하는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남성이라고 할 수 있다. 즉, X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난자의 X염색체와 만나 딸(XX)을, Y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아들(XY)을 낳게 된다. 그러나 "왜 어떤 남성은 유독 아들을 많이 낳고, 어떤 남성은 딸을 많이 낳는가?"에 대해서는 온갖 이론과 속설(俗說)들이 난무하고 있다. 영국 뉴캐슬 대학의 연구진은 Evolutionary Biology 12월 11일호에 실린 논문에서, 약 1,000개의 가계(家系)를 분석한 끝에 신생아의 성별을 어림짐작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근거를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연구진에 의하면, 남성은 딸 또는 아들을 낳는 성향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으며, 이 성향은 그 남성의 형제들의 성비(性比)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형제 중에 아들이 많은 남성은 결혼해서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높으며, 형제 중에 딸이 많은 남성은 결혼해서 딸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927개 가문(구성원의 수는 556,387명)을 분석한 결과, 형제 중에 아들이 많은 남성은 아들을, 딸이 많은 남성은 딸을 많이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에는 일관된 경향을 발견할 수 없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근거로 하여, 인간에게는 성별을 결정하는 상염색체 유전자(autosomal gene), 즉 남성의 「X염색체 보유 정자」와 「Y염색체 보유정자」의 비율을 결정하는 유전자쌍(alleles)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에 의하면 이 유전자쌍은 m과 f로 구성되는데, 전자(m)는 남성으로 하여금 Y염색체를 보유한 정자를 많이 생성하게 하는 유전자, 후자(f)는 남성으로 하여금 X염색체를 보유한 정자를 많이 생성하게 하는 유전자라고 한다. 따라서 모든 남성들은 보유하는 유전자쌍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성도 m, f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여성이 보유한 m, f 유전자는 태아의 성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 mm을 보유한 남성: Y염색체를 보유한 정자를 많이 생성함으로써 아들을 많이 낳을 가능성이 높은 남성
- mf를 보유한 남성: X, Y 염색체를 보유한 정자를 고르게 생성함으로써 아들과 딸을 같은 비율로 낳을 가능성이 높은 남성
- ff를 보유한 남성: X염색체를 보유한 정자를 많이 생성함으로써 딸을 많이 낳을 가능성이 높은 남성

m, f 유전자는 양친 모두를 통하여 유전되며, 인구의 전체적인 성비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어느 시점에 남성의 수가 여성의 수를 현저히 초과하게 되면, 여성이 배우자를 찾을 가능성이 증가하여 ff 유전자를 보유한 남성이 결혼할 확률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여아(女兒)의 출생이 증가하여 성비의 균형이 이루어지게 된다. 한편 m, f 유전자는 전쟁 후에 남아(男兒)의 출생이 급증하는 현상도 설명해 준다. 예컨대 영국의 경우 1차 세계대전 후에 여아 100명당 2.8명의 남아가 추가로 태어났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전쟁에서 사망한 병사 중에서 딸부잣집 출신의 병사들(ff 유전자 보유)은 외아들일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전쟁에서 살아온 병사들 중에는 mm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이 많아, 전쟁 후의 베이비붐을 타고 남아의 출생이 증가하였다.

이하에서는 연구진이 분석한 두 가계의 예(첨부그림 참조)를 들어 m, f 유전자가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점검해 보기로 하자. (A) 가계의 경우, 할아버지의 유전자형은 mm이므로, 아버지와 삼촌들은 모두 아들이다. 할아버지는 모두 m 유전자만을 물려주기 때문에, 아버지와 삼촌들은 mm 유전자형을 가질 확률이 높아, 아들만을 낳게 된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손자들은 아버지로부터 m를, 어머니로부터 f를 물려받아 아들과 딸을 골고루 낳게 된다. (B) 가계의 경우, 외할아버지의 유전자형은 ff이므로, 어머니와 이모들은 모두 딸이며,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로부터 모두 f를 물려받아 유전자형은 ff이다. 어머니는 mm 유전형을 가진 아버지와 결혼하여 나를 포함한 남자형제만을 낳는다. 나와 형제들은 어머니와 아버지로부터 각각 f와 m유전자를 물려받아 mf 유전형을 갖게 되고, 어떤 배우자를 만나든지 아들과 딸을 골고루 낳게 된다.

이번 연구의 요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태아의 성별을 결정하는 상염색체 유전자가 존재한다. 둘째, 이 유전자는 남성과 여성 모두 보유하며, 일반적인 유전법칙에 따라 자손에게 전달된다. 셋째, 여성도 이 유전자를 보유하지만, 태아의 성별을 결정하는 것은 남성이다. 이번 연구는 "성비(sex ratio)는 유전된다"는 사실을 계통학적 데이터(genealogical data)를 이용하여 증명함으로써, 남녀의 성비가 결정되는 과정을 유전학적으로 설명하였다는 데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태아의 성별결정과 관련된 온갖 속설과 인위적 방법론들을 잠재우고, 성비가 조절되는 자연적 과정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SOURCE: "Trends in Population Sex Ratios May be Explained by Changes in the Frequencies of Polymorphic Alleles of a Sex Ratio Gene", Evolutionary Biology, 10 December 2008.
<본 기사는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 또는 개인에 의해 작성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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