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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주인에게 항생제 안듣는 균 옮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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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주인에게 항생제 안듣는 균 옮길 수 있다"

2023.03.19 15:00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연구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주인에게 다제내성균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제내성균은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이다.

 

캐롤린 해크만 독일 베를린 샤리테대학병원 연구원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4월 15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2023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병학회(ECCMID)'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슈퍼박테리아' 또는 '슈퍼버그'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은 잦은 항생제 처방으로 병원균의 내성이 강해져 항생제 효과가 통하지 않는 균을 말한다. 공기로 전염되는 인플루엔자와는 달리 다제내성균은 감염된 상처 접촉이나 의료행위 과정에서 전염된다.

 

반려동물이 다제내성균의 잠재적 저장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2015년 영국 공중보건국은 애완견들이 대장균과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과 같은 균을 옮길 수 있어 주인들이 애완동물에 대한 항생제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20년도 국가 항생제 사용 및 내성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검사 결과 사용량이 많은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계 등의 내성이 높게 나타났다. 사람에 사용되는 항생제인 콜리스틴, 카바페넴 계열에 대한 내성도 반려동물한테서 검출됐다.

 

연구팀은 2019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에 입원한 환자 2891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병원 환자에게 가장 흔한 다제내성균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페니실린과 세팔로스포린을 포함한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3세대 세팔로스포린 내성 장내세균(3GCRE),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에 초점을 맞췄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 중 30%는 다제내성균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전체 환자 중 개를 키우는 비율은 11%, 고양이를 키우는 비율은 9%였다. 

 

양성이나 음성 반응과 관계없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626명의 환자 전원에게 반려동물의 인후와 대변에서 채취한 샘플을 보내달라 요청한 뒤 검사한 결과 개의 15%, 고양이의 5%가 최소 한 가지 이상 다제내성균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유전자 분석을 실시한 결과 반려동물이 다제내성균에 양성 반응을 보인 사례 중 4건은 반려동물과 보호자 간 표현형이 일치하는 다제내성균이 발견됐다. 표현형은 생물에서 겉으로 드러나는 여러가지 특성으로 하나의 유전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두 개 이상의 유전자가 서로 상호작용한 결과다.  

 

연구진은 "환자와 반려동물 간 다제내성균 공유 수준이 낮고 전염 방향은 불분명하지만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이나 어린이, 노인처럼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에게 다제내성균을 옮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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