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테크코리아 28일 개막, 170여개 기업 출동
'바이오산업 1세대' 배진건 수석부사장 기조강연 나서
"신약개발, 천천히 서둘러야···망망대해, 질문으로 건너라"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이 28일 대전DCC에서 열린 '2022 바이오테크코리아'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한국 바이오산업 1세대 인물로 불린다. [사진=이유진 기자]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이 28일 대전DCC에서 열린 '2022 바이오테크코리아' 기조강연에 나섰다. 그는 한국 바이오산업 1세대 인물로 불린다. [사진=이유진 기자]
현직 바이오 관계자들은 그를 '바이오계 시조새'라고 부른다. 바이오기술 불모지였던 한국의 바이오산업 기반을 다진 인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 그의 신약개발 고언은 '백투더 베이직(Back to the basic)'이었다.

배진건 이노큐어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은 "바이오 벤처의 신약개발 기본은 백투더 베이직"이라며 "기초를 다지면 미래는 탄탄하다.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1973년 연세대학교 생화학을 전공, 유학길에 올라 美 제약회사인 쉐링프라우에서 23년간 수석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조국 신약개발에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2008년 귀국, 한독 상임고문과 JW중외제약, C&C 신약개발연구소, 한국 아브노아,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등 다수의 바이오 관련 기업을 거쳤다. 

28일 대전컨벤션센터(대전DCC)에서 '2022 바이오테크코리아'가 개막했다. 중부권 최대 바이오 기술교류 장이다. 이날 행사엔 배 부사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하는 컨퍼런스, 전시, 기술교류상담회, 투자유치설명회 등이 이뤄졌다. 총 3일간 열리는 행사엔 170여개 기업과 대학, 연구소, 병원, 투자사 등이 참여했다.

◆ "천천히 서둘러라"

"종교는 믿음에서 비롯되고, 과학은 의심에서 시작된다."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다. 배 부사장이 말한 기본은 이 의심에서 비롯된다. 그에 따르면 바이오벤처에 기본이란 생물학(Biology)과 화학(Chemistry)을 바닥에 까는 것이다. 여기에 분석(Anlayisis)과 혁신(Innovation)이 합쳐질 때, 그제서야 기본(Basic)이 형성된다.

배 부사장은 "설명이나 데이터에 대해 의심부터 가져라"라며 "과학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의심이 될 땐 철저히 따지고 분석하라"고 강조했다.

바이오벤처에게 신약개발은 산과 같다. 신약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라 해도 그 물질이 임상을 거쳐 신약으로 허가받아 제품 출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배 부사장은 "천천히 서두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이 논리적으로 모순임을 안다"며 "전후 좌우를 살펴보면서 서두르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어 "서울의 모든 역은 연결돼있다. 어디 한 곳이라도 끊어지면 운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약개발도 마찬가지다. 기본을 알고 꾸준히 하면 좋은 날은 반드시 온다"고 말했다. 

◆ "망망대해, Why로 건너자"

"S2B. Science to Business입니다. 쉬울 거 같죠? 천만에요. 사이언스와 비즈니스 사이엔 바다가 있습니다. 끝도 안 보이는 망망대해죠. 대전이 대한민국 바이오의 중심지를 넘어 세계 바이오 허브가 되기 위해선 이 바다를 건너가야 합니다."

배 부사장은 S2B를 실현하기 위해선 망망대해를 건널 '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다리란 질문, 즉 'Why'에서 비롯된다. 

배 부사장은 "아이들의 언어는 물음표다. 그들은 질문으로 성장하고 자란다"며 "한국사람들은 질문을 안 한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문제는 평생 비밀스러운 것으로 남는다. 굳어버린 머리를 펄떡이게 하는 한마디가 Why다. 미친 듯이 묻고 물었으면 끝장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전시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10개 기관이 공동개최, 추진위원회가 주관했다. 추진위원회는 대전시를 비롯해 생명연, DISTEP(대전과학산업진흥원), 대전관광공사, 대전테크노파크(대전TP),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 바이오헬스케어협회, 한국벤처투자, 한국연구소기술이전협회, 한국특허전략개발원 등 10개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바이오협회, KOTRA대전세종충남지원단 등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 컨퍼런스엔 충남대, 배재대, 한남대 등 생명공학 관련 분야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이날 행사 컨퍼런스엔 충남대, 배재대, 한남대 등 생명공학 관련 분야 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진=이유진 기자]
학생들은 강연 후 배 수석부사장에게 사인을 받고 질문하는 등 열띤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강연 후 배 수석부사장에게 사인을 받고 질문하는 등 열띤 반응을 보였다. [사진=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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