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의대 김종헌 교수, 정형화된 데이터 구축할 대시보드 제안
질병청, 시스템 대규모 개편 사업 시행‧전담기구 설치 계획…올해 예산도 편성

[의학신문·일간보사=남재륜 기자] 국가 방역정보시스템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 및 데이터 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글, 엑셀 등 보고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비정형 문서에서 벗어나 실시간으로 양질의 정형화된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구축돼야한다 것.

질병청 역시 현 국가 방역정보시스템의 문제점에 공감하며 대규모 개편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주최한 ‘미래 신종감염병 대비를 위한 국가 방역정보시스템 개선방안 모색’이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발제를 맡은 성균관대 의과대학 사회의학교실 김종헌 교수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정보시스템 및 해외사례’로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김종헌 교수는 방역정보시스템이 모범사례로 벨기에를 꼽았다. 벨기에는 ‘대화형 대시보드’를 통해 △중환자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동반 상병에 대한 변화 △진단 검사 결과 △정신건강 수준 모니터링 △하수역학 감시 결과 등을 시각화된 정보로 제공한다.

김종헌 교수는 “벨기에처럼 실시간으로 시각화된 대시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역통합관리시스템이 운영돼야 한다”며 “이 대시보드를 통해 지역별로 구분도 가능할뿐 아니라 데이터 관리 수준에대한 모니터링 도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종헌 교수는 질병관리청도 데이터 표준화를 위해 대시보드를 운영할 것을 제언했다.

그는 “정부에서 선호하는 엑셀, 한글 문서는 비정형 문서로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니다. 틀에 맞지 않는 데이터는 분석 단계에서 결국 버려지기에 정형화된 데이터를 생산하도록 교육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정형화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시보드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19 운영이 3년이 돼가는데도 데이터 관리는 실패했다고 본다. 대시보드를 운영하지 않는 것은 데이터관리에 자신이 없는 것을 천명하는 것”이라며 “대시보드를 사용할 경우 데이터 관리 실태 및 지자체의 역량이 그대로 보여지게 된다. 정부는 매일 대시보드로 브리핑을 브리핑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자체들도 현 코로나 19 대응 과정 중 정보시스템 운영의 문제점에 공감했다.

박건희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방역과 의료 대응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환됐는데 정보시스템의 변화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질병청의 방역 정보시스템과 건강보험의 의료 정보시스템 간 연계가 원활치 않아 양질의 분석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호 연동이 안 되는 분절적인 입력 체계가 아닌 인간 중심의 정보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엑셀과 카카오톡 사용을 금지해야한다”며 “광역지자체나 기초지자체의 자료 열람을 좀더 확대해 광역이나 기초 수준에서도 양질의 대시보드를 생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아림 인천광역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현재 감염병 대응 인력 교육에서 데이터 관력 교육이 매우 제한적이다. 보고를 위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서 그치지 않도록 감염병 대응 관리자와 실무자 모두에 데이터 표준화와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에 대한 교육과정 개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감염병 출현 및 감염병 대응 정책에 맞춰 빠르게 시스템을 개선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시스템 내 기술적 환경 마련 등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며 “지자체 선도 방역을 위해 시스템의 지자체 활용 증대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자체의 의견을 수렴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지자체 활용도 높은 정보나 분석 결과를 주기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방역정보시스템 개선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질병청 정보통계담당관 정우진은 “사스, 메르스 등의 감염병 시기에도 엑셀을 사용했으나 코로나와 비교해 확진자 수가 현저히 적었다. 엑셀은 수정하기 쉽고, 원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긍정적으로 전할 수 있다”며 “그러나 오미크론 때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기며 데이터 양이 폭등해 엑셀의 한계치를 넘어섰고, 시스템을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체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질병청은 방역정보시스템을 대규모로 개편하는 사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려 한다"며 "별도 전담기구도 설치할 계획이고 질병청에서도 문제를 체감하고 실제로 올해 예산을 편성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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