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제약사 종근당, 대웅제약, 동화약품이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약물재창출 중인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 출처=종근당
대표 제약사 종근당, 대웅제약, 동화약품이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약물재창출 중인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 출처=종근당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대표 제약사인 종근당(185750)과 대웅제약(069620), 동화약품(000020)이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웅제약은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 임상 2상 진행 후 조건부허가 등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방침이다. 동화약품은 천연물의약품인 천식치료제 ‘DW2008S’의 임상 2상을 허가받았다.

종근당, 러시아서 ‘나파벨탄’ 임상 유용성 확인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대웅제약, 동화약품은 자체 연구개발(R&D) 역량과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약물재창출은 이미 시판 중이거나 임상 단계에 있는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적응증을 규명해 신약으로 개발하는 방법이다. 이는 기존 신약개발 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두주자인 종근당은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과 관련한 러시아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임상 유용성을 확인했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 등에 따라 임상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데이터안전성모니터링위원회(DSMB)가 나파벨탄 임상 2상에 대해 지속 권고를 내렸다. DSMB는 목표 임상 대상자 수의 50%가 임상에 참여한 시점에 임상 지속 등에 대한 여부를 권고한다.

종근당은 지난 8월 31일 러시아 보건부로부터 나파벨탄 임상 2상을 승인받은 후 전체 피험자에 대한 등록과 투약은 완료했다. 중간평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0명에게 10일 동안 위약과 나파벨탄을 투약한 결과 코로나19 치료 가능성과 임상 유용성이 확인됐다.

종근당은 DSMB 권고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임상시험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 1월 조건부허가 신청을 목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임상 결과에 대한 심사와 허가일정에 대해 협의 중이다. 허가 승인 시 국내에 즉시 치료제를 공급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정부 지원 받아 임상 박차

대웅제약의 코로나19 치료용 후보물질 DWRX2003는 정부의 임상 지원 과제에 선정됐다. 이는 합성의약품으로는 유일하다. 대웅제약은 임상지원사업 대상 과제 선정으로 지원받는 50억원으로 2021년 초 글로벌 임상 2상을 개시한 후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추진할 방침이다.

DWRX2003의 주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바이러스 제거작용, 사이토카인 폭풍 저해 및 호흡곤란 증상 개선 등의 기전을 나타낸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다양한 동물모델에서 해당 효과가 확인됐다. 바이러스의 자가포식을 활성화시켜 침투한 바이러스의 입자를 분해하는 SKP2 저해작용을 이용한 바이러스 제거작용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되더라도 제거할 수 있는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DWRX2003은 대웅테라퓨틱스의 주사제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단회 근육주사를 통해 치료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이는 경구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소화기계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대웅제약은 DWRX2003과 관련한 임상 1상을 인도, 필리핀, 한국, 호주 등 4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연내 마무리가 목표다.

주요 제약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특징. 출처=각사
주요 제약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특징. 출처=각사

천연물 강자 동화약품 ‘DW2008S’ 항바이러스 효능 확인

천연물 의약품 개발 강자 동화약품은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2008S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연구 중이다. DW2008S는 충북대학교에서 수행한 족제비(Ferret) 대상 동물효능시험 결과 항바이러스 효능이 확인됐다.

동화약품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족제비의 비강 세척액 내 바이러스 역가를 세포배양법으로 측정했다. DW2008S 투약군은 감염 대조군에 비해 감염 초기인 2일 째부터 유의미한 바이러스 억제 효능이 관찰됐고 시험 기간 동안 지속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식약처는 최근 동화약품의 DW2008S의 임상 2상을 허가했다. 동화약품은 코로나19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DW2008S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DW2008S는 천식 치료제로 개발 중에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 비용 증가 등에 따라 약물재창출은 글로벌 곳곳에서 이미 주목을 받고 있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빠른 치료제 개발이 필요해 기존 약물을 활용하는 약물재창출 방식이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