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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이 ‘치매’를 부른다?
우울증이 ‘치매’를 부른다?
  • 양원모 기자
  • 승인 2020.10.29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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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유옥철 한의사 연구팀, 우울증-치매 위험 상관관계 연구 결과 발표
45~64세 중년, 여성 치매 위험 가장 높아...노년기 우울증은 ‘가성 치매’ 원인 되기도
치매, 예방할 수 있는 질병...약물·운동 치료로 충분히 호전 가능해

[바이오타임즈]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크고 작게 겪는다는 ‘마음의 감기’ 우울증. 최근 국내에서 우울증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최고 위험군은 ‘45~64세 사이 중년 여성’이다. 중년층 우울증 환자·여성 우울증 환자는 일반인·우울증이 없는 여성보다 약 2.72배, 2.65배 더 치매 위험이 높았다. 또 노년기 우울증은 실제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가성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출처: Pxhere
(출처: Pxhere)

45~64세 우울증 환자, 여성...치매 위험 2.72배↑, 2.65배↑

지난 27일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유옥철 한의사 연구팀은 2002~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표본 코호트(NHIS-NSC)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2003년 우울증 진단을 받은 1,824명과 성향 점수 매칭(PSM)으로 선정한 대조군(일반인 1,824명)의 치매 위험을 로지스틱 회귀법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1,824명은 대조군과 비교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약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우울증 환자는 남성과 비교해 치매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남자보다 약 1.55배 치매 위험이 높았던 반면, 여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여성보다 약 2.65배 높았다. 여성 우울증이 치매 발병의 위험 인자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45~64세 중년층 우울증 환자들이 치매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45~64세 우울증 환자는 일반인과 비교해 약 2.72배 치매 위험이 높았으며, 44세 미만은 약 1.88배, 65세 이상은 약 2.05배 높았다. 유옥철 한의사는 “우울증이 치매 위험 인자라는 것을 확인한 만큼 관련 보건의료정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 학술지 ‘BMJ Open’ 10월호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뇌 영상 소견 (출처: 중앙치매센터)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뇌 영상 소견 (출처: 중앙치매센터)

‘가짜 치매’ 원인이 되는 우울증

우울증은 노년기 가성(가짜) 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울성 가성 치매는 일반 치매와 증상에서 차이를 보인다. 먼저 발병 시점이 비교적 확실하다. 언제부터 환자 행동이 달라졌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발병 시점이 명확하지 않고 오랫동안 천천히 진행된다. 또 우울성 치매는 질문을 받으면 대답할 의욕을 보이지 않지만,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틀린 답이라도 어떻게든 대답하려 애를 쓴다. 

우울성 가성 치매는 적절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실제 인지 기능이 손상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치매’인 기질 치매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가성 치매와 기질 치매는 신경, 심리, 영상 검사를 통해 구분할 수 있다. 기질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대뇌 피질과 해마가 위축되는 등 육안으로 이상 여부가 판단된다. 반면, 가성 치매는 뇌에서 특별한 이상을 찾을 수 없다. 

우울증과 치매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건 확실하다. 문제는 우울증이 치매로 이어지는 과정이다.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보니 우울증은 치매의 전조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5년 서울대 박지은 교수가 치매 증상이 없는 65세 이상 노인 701명을 5년 5개월간 추적 관찰한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과 치매 발병의 관련성은 추적 기간, 대상자, 우울증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으며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 인자보다 전구 증상(어떤 병이 발병하기 전 나타나는 증상)에 가까웠다.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우울증 진료, 50대 가장 많아...약물·운동 치료로 호전 가능해

우울증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4만여명의 우울증 환자가 새로 추가됐다. 2016년 연령별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절반 이상(56%)이 50대 이상 중, 노년층이었고, 성별 점유율은 여성(67.1%)이 남성(32.9%)의 2배에 가까웠다.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2016년 기준)로 전체의 19.4%(12만 4,639명)를 차지했다. 

우울증은 예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매일 10분 이상 햇볕 쬐기 △규칙적 운동 △금연, 금주 △숙면 취하기 △자주 웃기 △취미 만들기 등의 간단한 생활 수익으로 우울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햇볕 쬐기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우울증이 발 디딜 틈이 없도록 한다. 세로토닌은 아민(Amine)류의 신경전달물질로 기분과 감정을 조절한다. 

설령 우울증이 왔다고 해도 약물, 운동 치료로 충분히 호전이 가능하다.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주요 약물만 10가지가 넘으며 대부분 장기 복용 안전성이 확인됐다. 최근에는 전기경련요법, 경두개자기자극법 등 외과적 치료도 활발하다. 경두개자기자극법은 뇌의 전두엽에 전기 자극을 가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요법이다. 자석으로 전류를 흘리기 때문에 두통 등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다. 

[바이오타임즈=양원모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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