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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사이언스] 카멜레온처럼 색이 변하는 '인공 스마트 피부'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6 06:30

수정 2019.12.06 06:29

카멜레온. 게티이미지 제공
카멜레온. 게티이미지 제공
카멜레온은 피부색을 주변색으로 변해 숨어서 몸을 보호하고, 때로는 눈에 띄는 색으로 변해 짝을 유혹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카멜레온처럼 피부에 광학적 결정체를 사용해 피부색 전환이 쉽게 이뤄지는 '스마트 피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 에모리대학의 화학자들은 최근 스마트 피부를 만드는데 해결책을 발견하고 연구성과를 최근 국제적 학술지 'ACS 나노'에 발표했다. 그들은 크기는 변하지 않으면서 열과 햇빛에 반응해 색이 변하는 인공 스마트 피부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하이드로겔과 산화철, 자석 등을 사용해 인공 스마트 피부를 만들어 냈다. 에모리대학 화학과 박사후과정의 이샤오 동은 스마트 피부 필름을 물고기 모양과 나뭇잎 모양으로 만들어 햇빛에 놓고 실험했다.
이 필름을 10분 동안 자연 햇빛에 노출한 결과 크기는 변하지 않고 오렌지에서 녹색으로 변했다.

■무색의 작은 입자 간격이 색 결정
이샤오 동 박사는 "카멜레온이 자연에서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한 결과 색깔이 변하는 스마트 피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에모리대학 화학과 교수인 칼리드 살라이타는 "광자 결정 분야의 과학자들은 위장, 화학물질 감지 및 위조방지 태그와 같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색이 변하는 스마트 피부를 만들려고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카멜레온의 색은 색소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광자 결정이라고 알려진 반복적 패턴의 작은 입자에 기초하고 있다. 이 작은 입자들은 빛의 파장을 방해한다. 입자 자체는 색이 없지만 입자 사이의 정확한 간격이 특정 빛의 파장을 막으면서 다른 파장들을 통과시킨다. 눈에 보이는 색은 빛의 조건이나 입자들 사이의 거리 변화 등에 따라 변한다. 자연에서의 광자 결정을 찾아보면 일부 나비 날개나 공작새의 깃털을 예로 들 수 있다.

색소와 광자결정의 예를들면, 딸기를 믹서기에 넣으면 딸기 색은 색소에서 나오기 때문에 딸기즙도 빨갛게 된다. 그러나 무지개빛 나비 날개를 갈면 무지개 빛깔이 색소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나비 날개가 갈리면 광자결정 배열의 입자 구조가 파괴돼 둔탁한 색의 가루가 될 뿐이다.


미국 조지아주 에모리대학의 화학자들이 개발한 인공 스마트 피부. ACS 나노 제공
미국 조지아주 에모리대학의 화학자들이 개발한 인공 스마트 피부. ACS 나노 제공
■하이드로겔과 산화철, 자석으로 완성
카멜레온을 흉내내고 인공적인 스마트 피부를 만들기 위해 연구진은 광학적 결정 배열을 유연하고 물이 함유된 중합체, 즉 하이드로겔에 포함시키는 실험을 했다. 하이드로겔을 확장하거나 수축하면 배열 사이의 간격이 변경돼 색상이 변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눈에 보이는 색 변화를 일으키려면 하이드로겔의 크기를 크게 늘리거나 축소시켜 재료의 구조적 불안정성과 찌그러지거나 휘어진다는 점이다.

살라이타 교수는 "색을 바꾸기 위해 줄어드는 위장 망토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하이드로겔 내에 산화철을 함유한 광결정 패턴을 배열하기 위해 자석을 사용했다.
그런 다음 이 배열들을 변색되지 않은 두 번째 하이드로겔에 삽입했다. 두 번째, 스프링 같은 하이드로겔을 첫 번째 하이드로겔과 기계적으로 매치해 광자 결정 사이의 거리의 변화를 보상했다.
가열하면 이 변형을 조절하는 스마트 피부는 색상을 변화시키지만 거의 일정한 크기를 유지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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