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길을 걸어보신 선배님들의 의견이 절실합니다. 우리나라 의대와 학부유학 중에서 고민 중입니다.
sdj2000(일반인) | 10.24 16:59
댓글 14 | 조회 2,352

안녕하세요 저는 진로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있는 20살 청년입니다.

저의 고민과 생각이 비록 보잘 것 없지만 혹여나 조언을 해주실 수 있다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과학을 좋아해서 서울과학고에 지원하여 다니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니, 당시 분위기를 생각해보면 공부를 잘하시는 선배님들 중 대다수 분들께서 의대를 지원하셨습니다. 그러한 분위기 때문인지 저는 한국에서 과학 공부를 이어나가고 싶다면 의대에 가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근시안적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대 의대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쫓으며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기간동안 물리를 깊게 탐구해보았고, 감사하게도 IPhO세계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물리를 좋아하는 전세계 또래 친구들과 짧게나마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많은 친구들은 과학에 대한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 MIT에 진학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한국에 남아있다면 이 친구들보다 뒤쳐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학부유학의 꿈이 작게나마 생겼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와 입시를 준비하면서 한국 대학은 원래 가고자 했던 서울대 의대를 준비하게 되었고 혹시 몰라서 MIT 대학 1개만 지원해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부족한 저에게 서울대의대와 MIT 동시 합격이라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기쁨도 잠시, 이제는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하는 시기가 오게 되었습니다. 저의 꿈은 막연하지만 의과학자가 되어 과학의 지평선을 넓히는 것입니다. 거창하지만, nature, cell등의 유명 저널에 논문을 투고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의전을 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남아있게 된다면 어느정도의 직업의 안전성을 가지고 의사 자격증을 가지면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MIT에서 받을 수 있는 고강도의 창의성을 기르는 훈련(소위 말하는 미국적 교육 시스템)을 받지 못해서 세계 의학 연구를 선도해나가는 주제를 생각해낼 수 있을지 두렵습니다. 의대에서는 확실히 원리보다는 현상을 막무가내로 외워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고, 저의 주변 친구들을 봤을 때 연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반면 MIT에 가게 된다면, 한국에서 추구할 수 있는 직업의 안전성을 버려야 하고 타지에서 혼자 생활해나가야 합니다. 사실, MIT를 다닌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과학계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지 저에 대한 확신이 없고 졸업 후 진로가 어떻게 될지도 알지 못하여 불투명함이 두렵습니다. 하지만 큰 세계에서 놀고 싶다면 MIT를 가야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이 저를 붙잡습니다.

저는 이제 갓 20살 청년이기 때문에 경험도 너무 부족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정말 좁습니다. 많이 겪어보신 선배님들께서 조금의 조언이라도 해주신다면, 저의 인생의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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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개인적이고 좁은 견해이지만 의대에 가셔서도 지금의 꿈과 목표를 확고히 하신다면 그냥 미국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어차피 결론이 같은 곳에 도달한다는 전제이구요.

하지만 그 과정과 길이 나중에 후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것도 말씀드리고 싶네요

후회없는 선택하길 응원합니다.
gause(대학원생) | 10.24 17:02
서울의대와 MIT 모두 합격하는게 국제올림피아드 출신이어도 쉬운일은 아니었을텐데 정말 대단하신 것 같고 정말 축하드립니다.

정해진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좋다면 의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 좋다면 천조국(미국)

제가 보기엔 IPhO 다녀와서도 생각이 바뀌는데 살아가면서 인생관이 바뀌는 계기가 여러번 있을거라 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언제든 생각이 바뀌는 순간이 있을 수 있고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도 스무살때와 비교하면 인생관이 몇차례 바뀌었고 그에 따라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제주변 국제올림피아드 출신 의대진학자가 20여명정도 되는데 대다수가 임상의사의 길을 걷고 있고 두분정도만이 연구자의 길을 걷고 계십니다. 해외 유학 간 경우(국대출신 아닌 사람포함)엔 진로가 정말 다양했습니다. 바이오 벤처, 국내 교수 임용, 해외 교수 임용, 월가 금융맨, 홍콩 금융맨까지...

물론 의대를 가도 연구자의 길로 가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아무래도 비의대출신만큼 진로가 다양하진 않죠.

저는 아래 기준을 제시해보고 싶습니다.

1. 앞으로 어디서 계속 살고 싶은지 - 한국(의대) or 미국(MIT)
- 경험해보지 않고 정하라고 하는 것도 웃기지만 어쩌면 이게 제일 중요한 요소라 봅니다.

2. 진로로 고민하기 싫다(의대) vs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싶다(MIT)
- 의대는 30대 중반까진 갈길이 정해져 있고 크게 벗어날 일도 없고 벗어나는 것도 쉽진 않습니다. 직업 안정성은 있지만 그만큼 한계가 있단 얘기입니다. 의사-비의사간 소득격차는 지금까지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줄어들 예정입니다(의사사이에서도 소득의 양극화가 벌어집니다). 아마 의대가시면 매우 높은 확률로 연구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님과 비슷한 생각했었다가 최근에 현실에 맞게 진로를 바꿨습니다.
- MIT 가면 학부 4년+군대 2년까지 하면 20대 중반부터 또 다른 진로를 물색할 수 있습니다. 세계급에서 놀고 싶으면 이 길을 택하는게 맞겠지요 ㅎ 잘풀리면 좋긴한데 잘 안풀리면 의대 가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이 남게 되겠지요.

학부는 아니지만 학사 졸업 후에 미국대학원과 서울의대학사편입 둘다 붙었는데 서울의대학사편입을 택하신분들이 계셨었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는 잘 보질 못했는데 아마 의대에 미련이 없었다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스스로 지면 되는거죠.

정말 모르겠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둘다 등록 해놓은 뒤(가능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단 군대부터 가서 2년동안 더 고민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SnakeDocto..(과기인) | 10.24 21:38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문제니만큼 조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서울의대에 진학하면 성공(?)할 확률이 90% 이상됩니다. MIT에 진학하면 10% 정도. 의사가 되면 고급기술자로 의식주 해결에 고통이 없고, 기초과학자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일생동안 살얼음을 밟고 살아야 합니다. 70이 다된 이 꼰대는 아직도 살얼음을 밟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운이 좋아 살아 남았는데, 중간에 탈락된 수 많은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탈락된 사람의 인생은 대게 비참합니다. 꽃길을 갈것이냐 가시밭길을 갈것이냐. 재미없는 천국에서 살 것인가, 재미있는 지옥에서 살 것인가. 연옥에서 살 수도 있죠. MD, PhD를 하면 두가지를 다 할 수 있죠.
Black bear(과기인) | 10.24 21:59
우선 축하합니다. 쓰신 글만 봐서는 이건 크게 고민하실 게 없을 것 같네요. 특히 연구가 좋고 하고싶다 하시면 무조건 미국, MIT죠. 학부가 결정되어 있나요? 저도 미국에서 대입은 안 쳐봐서...

의사 관련 고민 글을 브릭도 그렇고 곳곳에서 읽는데 의사는 일반적으로는 리서치 관련 직업은 아니다 라고 보시면 됩니다. 의대 진학은 90% 이상은 봉직 후 개원 쪽으로 진로가 되고, 무슨 과를 하더라도 해도 '대부분은' 궁극적으로는 로컬 다니는 생활이 되니까요. 의대 가면 유일하게 좋은 건 남학생이면 군대를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로 갈 수 있다는 점인데, 여학생이시면 상관없는 얘기고... 남학생이시면 MIT 유학중 경력이 단절될 수 있겠네요. 그거나 좀 생각해보시는 게 어떨지.

다만 제가 원글님의 실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닌데, 의과대학이 아닌 곳으로 갔을 때 의사만큼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저보다 한참 위 70~80년대에는 상위권 의과대학도 버리고 서울대 수학과 물리과, 해외 유명 학교 등 진학한 분들이 많았는데 그 분들이 모두 잘 되신 건 아니긴 합니다. 여건이 안 맞아서 그렇겠지만 좀 비참한 경우도 없진 않습니다. 일정 정도는 최근 표현으로 '등골 브레이킹;;' 하실 각오가 있긴 해야 됩니다^^;;
뭐 구글 검색해보시면 몇 케이스 나오는데 국내에서 MIT 가는 것도 전인미답의 길은 아니니까 가시면 잘 될 수도 얼마든지 있겠지요.

근데 굳이 미국에서 의사 하시고 싶다 하면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아요. 한국 국적으로 매년 미국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사람이 몇 명씩은 있고, 의대 졸업후 USMLE로 가는 사람도 몇 명씩은 있습니다. 딱히 시민권 없이 제 친구 중에도 미국 최상위권 의과대학에서 보드 한 친구도 있습니다. 원글님 정도로 출중한 분이면 그 정도는 어렵지는 않을 것 같네요. Step3 통과 후 certificate 취득하시면 그 후 H1 비자 얻고 영주권 얻는 건 결혼 등 생각하시지 않아도 잘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의사' 하면 흔히 칼만 안 든 도둑놈 정도의 인식인데, 서구권/일본 등은 의사라고 말만 하면 '올패스' 고 사람들의 존경이 정말 한국 기준으로 황공할 경우가 많습니다. 저한테 입국심사 때 와줘서 고맙다는 사람도 있었고, 우리나라 같았으면 거만하다고 뺨 맞았을 텐데 저 아니고 다른 미국 사람이었는데 치과의사가 가운(수술복) 입고 비행기 타는 사람도 있더군요 ㅋㅋ 브릭에서 한 4-5 년 전에 가운 입고 식사한다고 의사들 선민의식 쩐다는 글 읽은 적도 있었는데 속으로 웃겼습니다.
단 미국에서도 물론 대부분의 의사는 리서치 잡은 아니긴 합니다. 궁금하신 게 있으면 여기도 물으시고 구글에서 MD vs PhD로 나오는 글들 좀 읽어보세요. 비슷한 경험을 가진 미국 사람들의 고민이 많이 나올 겁니다.

여러 여건 고려해서 잘 하시길 바랍니다.
구글회원 작성글 Pi*****(비회원) | 10.25 03:34
축하드립니다. 멋진 미래를 개척하는 청춘이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의대 출신은 아니라 의대에 대해 어떻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학부때 IBO 수상자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1년 생명과학 전공하다가 이듬해 성대 의대로 가더군요. 제 대입즈음에는 몇몇 의대들은 국제 올림피아드 출신들을 뽑는 전형도 있었습니다. 지금도 존재하는지 모르겠으나 만약 아직도 그런 전있다면 그 전형을 차선책으로 생각하시고 MIT에 일단 가보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스턴은 타국이지만 한인 커뮤니티가 크게 있어 낯설은 느낌은 많이 없을 것입니다. 미국에 몇 안 되는 학구적인 도시이고 MIT에 가시지만 본인이 조금만 신경쓰시면 MIT든 하버드든 브로드든 MGH든 학부생 수준에서도 최첨단의 연구를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있으면서 느끼지만 MIT 레벨의 탑티어 대학원 출신만 되어도 뛰어난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탑티어 학부 출신들은 제 주변에 있지도 않지요.
SeeBlue(과기인) | 10.25 23:41
MIT에 가도 나중에 의대에 갈 수 있습니다.

선택지는 너무 다양해지고, 세계 최고의 인재들과 경쟁할 것입니다.

글쓴이가 아는 세계는 아직 서울대 의대가 최고, 안정적인 길로 보이겠지만,

저라면 MIT를 당연히 선택하겠네요.

미국의 제약회사, 컨설팅, 투자은행, 바이오벤쳐 등 직업 선택의 다양성도 너무 높고,

보수도 한국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능력에 따라)

기술자에 대한 우대는 정말 한국과 천지차이일 것입니다.

MIT에 갔다가 아닌거 같으면 다시 한국에 의대에 지원을 하세요.
sdfg(대학원생) | 10.27 20:31
정말 뭐라 조언하기 힘드네요. 서울대 의대는 국제적인 수준에서 보면 좋은 대학이라 할 수 없고 연구수준도 그냥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리고 의대 공부는 굉장히 boring합니다. 물론 임상의가 될 분이라면 몰라도 기초의학을 생각하시는 분께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따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의대 입학생들도 다 나름 한 가닥 하는 학생들만 모여 경쟁이 치열합니다. 공부내용이 무슨 logic이 없이 다 외우는 거고 달달달 아무거나 잘 외우는 여학생들한테 치이면서 상당히 힘든 학부 생활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의대만 나와서는 임상에 대한 경험이 없어 연구에 있어서 그다지 강점을 나타내기도 힘듭니다. 결국 한 10년 맨날 외우고 시험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답니다. 물론 이걸 견뎌내면 나이가 30이 되는데 이때부터 원하시는 연구를 시작하셔서 성공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대의대 출신에 연구에 열의가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교수가 되기도 훨씬 더 수월하고 자신의 lab을 가지고 연구를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사실 예상외로 서울대의대생들도 학구적인 학생은 전무해서 한 학년에 1명이 될까말까 합니다. 그러나 20대를 연구와 직접 상관이 없는 분야에서 맨날 외우고 시험보며 보내는 것과 MIT에서 지적자극을 받으며 발전하는 것을 비교하면 30대가 됬을때의 잇점을 생각해도 어느 것이 더 좋은 지는 참 말씀드리기가 힘듭니다.
네이버회원 작성글 pl********(비회원) | 10.27 21:48
60-70년대 사회분위기는, 이 한몸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자는 민족주의 쪽으로 쇠뇌(?)를 받아, 공학과 순수과학분야에 영재들이 모여,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루는 기초가 되었지요. 이렇게 희생한(?) 대부분의 꼰대들이 자식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의사의 안정적인 삶입니다. 자기자신이 또라이 성향과 창조적이면 MIT를 추천하고, 그냥 성실하면 의사의 안정적인 삶을 추천합니다.
Black bear(과기인) | 10.27 23:05
미국 생명과학계열의 교수입니다. 일단 축하드리고요...

저라면 1) 일단 서울대의대를 졸업후(미국 의대는 비시민권자로 입학이 거의 불가능) 2) 미국대학에서 다시 박사과정을 밟아볼것 같습니다. 일단 의대를 가면 연구진로가 아주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마음이 바뀌면 의사도 할수 있고요.

1) 다만 서울대의대는 의사자격증 따기 위해 있는거라고 스스로 세뇌를 열심히 하시지 않으면 다른 동료처럼 돈벌이로 나서게 될 확률이 많습니다.

2) 미국에서 박사를 마치고 박사후과정을 하거나 임사/중개연구를 하고 싶은 경우에는 미의대에서 다시 레지던트/펠로우를 마치면 됩니다. 미국의 우수연구소/의대에서 교수가 되어 좋은 연구를 하실수 있습니다.
구글회원 작성글 Ja*****(비회원) | 10.29 04:14
S의대와 MIT 모두 결코 쉽지 않은 목표들이었을텐데 정말 축하합니다. 15년 전쯤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로써 말씀드리자면 S의대에 진학하기를 바랍니다. 저 또한 과고 > S대 > S대석사 > US 아이비리그 박사를 보냈습니다. 20대 때 정말 하고싶었고 꿈꾸었던 연구를 하고자 유학을 결정하였고, 힘들지만 보람찬 20~30대를 보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꿈에서 깨고 마주하게 되는 현실은 바이오업계의 낮은 임금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브릭에서는 연구자 마인드를 강조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네요. 후배님께서는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하시라고 조언을 남기고 갑니다.

1. 향후 기대 소득수준
S의대가 MIT에 비해 크게 우위에 있습니다. 정말 남들이 우와 할정도로 벌 수 있습니다. YOLO, FLEX 등이 현 시대를 대변하는 사회인 만큼 절대 무시 못할 강점입니다.

2. 진로의 다양성
위에 많은 글들이 유학을 가면 진로의 다양성이 커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나와보면 절대 그렇지도 않습니다. 글로벌 바이오 학계/시장이 굴러가는 방향들이 있는 것이고, 한국도 그 추세에 잘 편승해 있습니다. 단순히 해외를 나간다는 이유로 진로의 방향이 다양해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MD, ph.D를 마치게 되면 각종 분야에서 훨씬 자유도 높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의대를 간다고 해서 연구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연과학/공학보다 훨씬 넓은 분야에서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석박사들과 MD, ph.D는 사는 세상도 다르고 받는 대우도 다릅니다.

3. 진로 결정으로 인한 agony
전 30대 중반에도 아직도 진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통스러워 할 것 같습니다. 요즘 엄청난 금수저 출신과 의대 출신 친구들이 너무나도 부럽더군요. 사람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큰 고뇌가 인생의 진로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서 상당부분 자유로워 진다는 것은 그만큼 현대인의 숙명인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의대에서 공부한다고 해서 틀에박힌 공부만 하고 자기계발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해외 유학이라고 해서 다양성이 존중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이러한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고, 나 스스로가 발전할 의지가 있다면 어디에서나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안정적인 삶의 보증수표를 들고 시작할 수 있는 의대가 더 좋은 선택지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우수한 두뇌가 모두 의대로 진학하는 것을 보고 많이 아쉽긴 하지만, 그만큼 세상 사는게 녹록치 않습니다. 많은 고민 해보시고, 후회없는 결정 바랍니다.
오늘도갈등중(대학원생) | 10.29 09:53
서울과고서울의대출신 뛰어난 연구자 선배들 계시는데 조언 구해보세요 ex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주영석교수님
마크툽(과기인) | 10.29 19:19
엄청 늦은 댓글이라 원글님이 보실지 모르겠네요.
저는 조기유학 경험 > ... > 국내 의대 > 미국 랩(?) 잠깐 + usmle + 미국 취업(의사)은 실패 > 국내 전문의 > 현재 나름 안정적으로 임상 일 + 학업 지속 (논문 포함) + 학위, 유학 등등 다양한 해외 기회 추가 탐색중 입니다


미국에 가는 경우
우수한 사람이면 미국 톱티어 학부에서도 잘 풀리고 미국 의전 입학도 가능할 것입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은 할 수 없음) 그러나 제 주위의 조기유학 경험자, 미국 학부 유학생들은 대부분 처음 가졌던 원대한 꿈을 다 이루지 못하고 한국 귀국, 또는 미국에 잔류하더라도 한국계를 주로 상대하는 업무에 종사중입니다.
님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알아주는 뛰어난 학생이었겠지만, 5~10년 후 미국에서도 그만한 (상대평가 상) 위치일 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본인의 노력 외의 요인으로서 미래가 좌우될 수 있습니다. (예 - 질병, 유학 비용, 가정 형편, 우울증? 등)
미국 유학으로서 확실히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점은 영어 능력입니다.

한국 의대 가는 경우
입학과 동시에 기본적으로 한국의 지적 최상위권에 입성하게 됩니다. S의대에서 꼴찌를 하는 한이 있어도 리서치 관련하여서는 왠만한 기회를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본인께서 리서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계속되는 노력만 있다면 국내 어디선가 교수 취업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학위 유학은 어렵더라도 연수 정도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
저는 대단한 생명공학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랩 계열에 있어봤으며, 한국에서는 수련중에 맛보기 식으로 연구의 길을 접해봤습니다.
연구라는 것은 막연한 이미지처럼 1,2명의 천재적인 과학자가 하는 일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우선 나름 자질을 갖춘 훌륭한 인재에게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생활 보장, 그리고 연구를 위한 연구비, 설비 지원 등 환경 지원도 필요하며, 이러한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한 행정 지원까지도 필요합니다. 또한 지도교수(PI)는 지도 대상 학생에게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하고, 학계 유행 등도 알려주실 수 있으면 좋고, 유능하신 분이라면 박사후 취업 알선도 가능하겠죠. 해당 학교나 랩이 잘 운영된다면 교수진 외에도 비슷한 수준의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교류도 가능할 것이고요.
한국의 의대나 공대, 생명대 랩이란 곳들은 대부분 이러한 지원이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딘가 좋은 곳들이 존재하여 빵빵한 지원을 해주는데 제가 무지하여 모르는 걸수도 있겠죠... 그러나 제가 겪어본 대부분의 연구실들은 그냥 교수들의 (학위나 미래 취업을 볼모로 한) 시다 노릇을 하는 대학원생들의 노력으로 굴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신히 최저시급에 맞거나 그에 못 미칠 것 같은 돈을 받고 있었습니다. (박사나 포닥 후 얼마나 잘 풀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벤처기업을 차려 독립하지 않는 한 교수가 되어도 전임자들과 비슷한 life cycle이겠죠?)
그래서 제 결론은, 한국인의 IQ나 우수한 단군의 후예... 여부와 상관없이, 연구자를 제대로 육성하는데 당사자 1명의 자질이나 노력과 무관한 받쳐주는 외부 요인들 또한 중요하며, 그게 한국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임상이든 연구든 사람은 밥 먹고 사는 거고, 돈이 아니라면 다른 급부 (권력, 명예, 학자로서의 기쁨 등등)라도 있어야 뛰어난 인재들의 삶이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글쎄... 평범한 임상 의사로서도 일반적인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는데, 굳이 연구를 더 함으로서 나는 무엇을 더 원했던 걸까요? 저는 결국 남들 따라가는 길을 조금 늦었지만 그대로 따랐습니다.

(미국의 경우 환경은 훨씬 더 좋은 건 맞았으나, 내부의 hierarchy나 알력 등 인간관계와 같은 어려움은 한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는 감을 약간 받는 정도였습니다.)

저는 지금 정말로 평범한 동네 의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 꿈꿨던 막연한 연구자의 삶보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습니다. 단순히 수입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환자를 대하는 임상 그 자체의 매력이 세계적? 수준의 과학의 매력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교수님들이 딱히 좋아하시지는 않지만, 동시에 아카데미아 끝자락에 발을 담그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미적지근하여 좋은 옵션은 아니지만... 위에서 언급되었지만, MD-PhD는 PhD와 다른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저도 해외 진출을 심각하게 꿈꿔봐서 그런지, 이나이 되어서도 진출의 꿈의 불씨 정도는 아직 남아있지만... 일단 저는 지금 제 삶에 만족한 상태입니다. 의사/전문의가 아니었다면, 적당한 수입이나 work life balance는 고사하고, 저 위의 어느 분 댓글처럼 아직도 진로 고민을 하며 불안정한 신분으로 남아있었을 것 같습니다.
실패담을 길게 써서 불편하실 수 있겠지만, 스무 살 생각대로 굴러가는 일보다 그렇지 못한 일이 훨씬 많다는 걸 확실히 인지하시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시길 기원합니다. (시대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가치관조차도 계속 변합니다.) 내가 인생에서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어디에서 남은 인생을 개척해나갈 것인지?
네이버회원 작성글 na**(비회원) | 11.11 18:26
현직 교수입니다.

너무 늦게 글을 다는거 같은데 서울의대 합격 하셨으면 학문에 대한 열정을 최대한 간직하셨다가 학부 졸업 후 유학을 가시는 것이 가장 후회가 적을 것입니다. 예전에 보스턴에서 포닥할때 힘들때 후회 하시는 분 많이 봤습니다. 결국에는 대부분 잘 되시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니면 의과대학 거의 불가능 합니다. HMS에 국내 의대 출신 유학생들도 몇분 있었습니다. 다들 열심히 하시고. 의과대학에서 공부한게 많다보니 생명과학 전공자들과 관점이 다른 경우도 있어 생각보다 장점도 많이 있습니다. 미국 면허를 딸 수도있고요.

지금이야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MIT 학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사실 MIT 졸업생들 상당수는 대학원 진학해서 학문쪽으로 빠지기 보다는 취업하고 창업하는데 더 관심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의대도 많이 바뀌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MD인데도 기초와 임상을 넘나들면서 연구 잘 하시는 분들 꽤 있으십니다.
네이버회원 작성글 대추*(비회원) | 11.12 10:11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 보다 내가 나를 잘 들여다 볼 줄 알아야합니다. 야구를 보는지 모르겠으나

박병호 보세요. 그렇개 잘하는데 미국와서는 어찌되었든 쓴 맛보고 지금 한국소 잘하고 있지요?

님이 박병호 같은 선수인지
강정호 같은 선수인지
류현진 같은 스타일인지
추신수 같은 타입인지
이종범 같은 선수인지

누구인지 본인을 잘 살펴보세요. 나는 사실 류현진인데
본인이 스스로 나는 박철순 일거야. 라고 보고 있는지
나는 사실 이승엽 같은 스타일인데
스스로를 나는 아마 류현진 일거야. 이렇게 보고 있는지.

나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다이스케 인지
뉴욕 양키스의 맛쓰이. 인지. 스스로를 잘 살펴보시고 거기 맞게 결정하시길... 나를 내가 아는데 많은 세월이 필요할 수도 있고 현실파악 등이 빨리서 아닐 수도 있고

그걸 사실 누가 알겠습니까... good luck!
BU(과기인) | 12.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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