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내 바이오 성과 Top 5 선정] UNIST 조윤경 교수
"3D 간 칩 (Liver-on-a-Chip)을 이용해 암 전이 과정 규명"

Three-Dimensional Human Liver-Chip Emulating Premetastatic Niche Formation by Breast Cancer-Derived Extracellular Vesicles. ACS Nano, 14(11), 14971-14988 doi:10.1021/acsnano.0c04778

 

인터뷰 내용
-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 및 의의
- 해당 분야의 최신 연구 흐름
- 함께 진행한 연구진 소개
- 앞으로의 연구 방향과 계획
-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 과학자로서 아쉬운 점이나 개선에 관한 의견?
- 학생/후학들을 위한 조언
- 그 외의 말씀 또는 바람

조윤경 교수 약력 (PDF파일)

조윤경 교수

 

Q.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인간의 간을 모방한 ‘3D Liver Chip’을 개발하고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에 있어, 혈액 내 존재하는 나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의 역할을 새롭게 규명했습니다. 나노소포체는 세포가 배출하는 100nm 수준의 엑소좀을 포함하는 나노입자인데, 세포간의 신호교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있지만, 복잡한 생체 내에서 그 역할을 직접 검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들을 함께 배양하여 간 조직과 유사한 환경을 갖는 3D Liver Chip을 만들었고, 혈액을 흘려보낼 수 있는 미세유체채널을 통해 유방암 유래 나노소포체를 먼저 흘려보내고, 암세포(Circulating tumor cells)를 흘려준 경우 암세포가 간의 혈관벽에 더 잘 달라붙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건강한 사람, 간 전이 유무에 따른 유방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나노소포체를 대조군으로 검증한 결과 간전이가 생긴 유방암 환자 유래 나노소포체를 처리한 경우, 3D Liver chip의 혈관벽에 부착된 암세포 수가 훨씬 증가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전이가 잘 생기는 장기에 암세포가 뿌리내리기 좋은 환경을 조성함에있어 암 유래 나노소포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직접 확인한 첫 연구이고, 전이암의 조기 진단이나 암의 전이를 막기 위한 치료제 개발 등에 ‘3D Liver Chip’이 의미 있는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유방암의 간 전이 현상과 간을 모방한 3D 간칩 (Liver Chip)
유방암의 간 전이 현상과 간을 모방한 3D 간칩 (Liver Chip).
(A) 유방암 유래 ’나노 소포체’가 간 내부 미세 환경을 변화시켜 암 전이가 쉽게 일어난다는 가설을 나타낸 모식도 (B) 인간의 간을 구성하는 간 혈관 세포 (human liver sinusoidal endothelial cells, LSEC), 섬유아세포(primary liver fibroblasts, LF), 간세포(hepatocyte) 등을 3D 공배양하고 혈관을 함께 모사한 3D 간칩의 구조. (C)간칩의 공초점 현미경 이미지. 다공성 PDMS 멤브레인을 기준으로 상부에는 혈관 세포 (녹색, LSEC)가 배양되어있고, 하부에는 간 섬유아세포 (빨강, LF)와 간 세포 (노랑, Hepatocyte)가 배양되어 있다.

Q.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3D Liver Chip은 미체유체칩 위에 인간의 특정 장기를 모사한 오간온어칩(Organ-on-a-chip)의 하나로 볼 수 있는데, 특정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들을 배양함으로써 장기 특이적인 세포생리학 반응을 모방하여 제약회사 등에서 신약의 효능이나 독성을 검증하는데 동물모델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나노소포체는 세포 유래 핵산, 단백질 등 중요한 생물학적 분자가 포함되어 있고 세포 간에 신호 교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지고 있어, 이를 이용한 질병진단이나 약물전달 등에 활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Q. 함께 진행한 연구진을 소개 부탁합니다.

본 연구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와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소속의 FRUITS (Fluidics and Reaction Using Integrative Technology and Science Laboratory) 연구실 소속 연구원들과 아산 병원 이희진 교수팀 협력연구로 진행되었습니다. 3D 간칩 제작, 나노소포체 분리와 분석, 암세포 부착 실험 및 환자 혈액을 이용한 검증 실험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기술 접목이 필요한 융합 연구를 열정을 갖고 이끌어 낸 제1저자 김준영 박사가 학위과정 중 불철주야 연구에 매진하여 이루어낸 훌륭한 연구성과입니다.

제1저자 김준영 박사(우측)와 조윤경 교수(좌측)
제1저자 김준영 박사(우측)와 조윤경 교수(좌측)

Q.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다양한 오간온어칩이 개발되고 있으나, 기존에 검증된 바이오 현상을 재현하는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현상을 발견하고 검증한 예는 많지 않습니다. 또한, 칩에서 확인한 현상을 다시 동물모델 실험으로 검증해야 하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나노소포체 분야는 다양한 세포가 분비한 다양한 물리화학적 성질을 갖는 나노소포체가 혼재하는 생체유래물에서 나노소포체를 효율적으로 분리하는 것과, 나아가 암세포 유래 나노소포체의 선택적 검출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본 연구를 더 발전시켜 다양한 오간온어칩을 개발하여 장기특이적인 암의 전이 과정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전이암의 조기 진단이나 암의 전이를 막기 위한 치료에 관한 연구를 추가로 더 진행할 계획입니다.

Q.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연구과제 미팅이나 다른 연구자의 논문을 읽을 때 항상 “What’s new? (새로운 것이 무엇인가?)”와 “So, What? (어떻게 인류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두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봅니다. 이런 비판적인 사고를 하다 보면, 새롭고도 또 의미 있는 문제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전혀 다른 분야의 연구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람들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융합 분야에서 도전할만한 의미있는 문제를 알게 됩니다. 일단 좋은 문제를 찾으면 해결 방법은 기존에 시도된 다른 예제에서 찾기보다는, 그 문제의 근본 원리에 집중하면 전혀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던 경험이 많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물리, 화학, 생물, 재료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격의 없이 영어로 토론하는 문화가 잘 갖추어져 있고, 나노소포체를 분리하는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를 한 바 있습니다. 본 연구는 같은 연구실 내에 세포칩 연구 소그룹과 나노소포체 연구 소그룹 간의 기술을 잘 접목하여 좋은 연구성과를 낸 예제입니다. 또한, 세포 수준의 실험에 만족하지 않고 병원과 협력을 통해 실제 환자 혈액을 이용하여 검증한 것이 본 연구의 의미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생각합니다.

Q.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대부분의 훌륭한 연구는 계획한 그대로 단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수많은 시도와 경험을 통해서, 때로는 목표했던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결과물로 완성이 됩니다. 본 연구의 경우에도 액체생검연구를 6년 이상 진행하면서 얻은 나노소포체 분리 기술을 오간온어칩 연구에 접목하여 얻은 성과입니다. 연구자를 신뢰하는 연구환경이 만들어져서, 과학자들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고, 산학병연 협력연구가 활성화되어 실험실에서 개발된 연구가 임상현장이나 산업계에 적용되어 더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이 있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도 우수한 젊은 과학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걱정없이 할 수 있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과 제도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Q.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착안대국 착수소국 (着眼大局 着手小局)“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연구의 그림은 크게 그리고 멀리 보면서 큰 방향을 잡고, 실행은 작은 것부터 구체적으로 꼼꼼하게 하나씩 풀어나가라는 의미입니다. 이 마음가짐을 가지면, 일희일비하지 않고 쉽게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매일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연구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더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먼저 본 연구가 BRIC “2020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5”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해 주신 연구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던 융합연구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은 FRUITS 연구실 팀원들과 환자샘플 관련하여 도움을 주신 아산 병원 이희진 교수님 연구실, 그리고 기꺼이 샘플 제공을 동의해주신 환자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접근하고,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가 임상현장에도 의미가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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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는 GenScript Biotech Corporation, (주)셀레믹스,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관련 사이트 :
- 2020 국내 바이오분야 연구성과 및 뉴스 Top 5
- 연구자가 선정한 2020 국내 바이오 성과∙뉴스 Top 5 (Bio통신원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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