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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선정된 연구성과의 내용과 의의는 무엇인가요?
거의 대부분의 암 (예, 방광암,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 대장암, 췌장암, 신장암, 두경부암, 고환암, 신경모세포종, 골육종, 연부조직육종, 흑색종, 또는 갑상선암)이 폐로 전이될 수 있습니다. 암으로 인한 사망은 약 90%가 전이로 인한 것이나, 아직 암의 병인이 되는 요소 중에서 가장 미진하게 이해되고 있습니다. 전이성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암 전이과정에서 분자적 기능분자를 규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혈류를 돌아다니는 암세포가 다양한 부위로 퍼질 수 있으나, 이후 혈관벽을 벗어나는 과정은 조직 특이적으로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국소적 혈관구조 (local vascular structure)가 암의 조직 특이적 전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상대적으로 더 낮은 물리적 장벽을 가진 혈관구조를 가진 골수, 간, 비장 (불연속 모세혈관, discontinuous capillary; sinusoidal capillary, 혈관내피세포들이 틈새를 두고 벌어져있음)과는 달리, 폐의 혈관구조는 basement membrane과 인접한 폐세포 (alveolar cells)로 둘러싸여 있어, 암세포가 폐 실질로 자유롭게 침윤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럼에도 폐는 혈관이 풍부하고 고농도의 산소가 유지돼 전이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추측해왔었지만, 어떤 기전으로 폐와 같은 특정 장기에서 암 전이가 많이 진행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없었습니다.
암세포가 혈관장벽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암세포 자신의 세포부착분자 (예, integrins)들 뿐 아니라 백혈구 특히 호중구(neutrophils), 혈소판, 및 혈관내피세포들의 세포부착분자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이들 세포들간의 상호작용이 필수단계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폐의 건강한 혈관내피세포에 항상적으로 발현하는 Del-1 (developmental endothelial locus-1)이 호중구 표면에 있는 세포부착분자의 활성을 조절, 호중구의 과도한 유입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유입을 차단하는, 암 전이의 내재성 저해제로서 폐의 조직항상성 인자 Del-1의 역할을 확인한 것입니다.
Q. 해당 연구분야의 최신 연구의 흐름은 어떤가요?
조직항상성 인자 Del-1(Edil3라고도 함)은 52 KDa의 당단백질로, 3개의 EGF (epidermal growth factor) domains과 2개의 discoidin domains으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부착분자인 integrins과 결합할 수 있는 RGD (Arg-Gly-Asp) motif가 있습니다. 1998년에 클로닝되었고 이후 여러가지 기능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Del-1은 마우스의 경우 몇몇 특정 조직에서 항상적으로 발현하지만, 병태생리학적 상황에서는 발현수준에 변화가 생깁니다. 이는 특정 조직에서 발병하는 특정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므로, Del-1 의 새로운 기능연구 범위는 매우 넓다고 사료됩니다. 지금까지 Del-1은 백혈구의 과도한 유입을 막아 조직손상을 억제하는 좋은 단백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백혈구의 자유로운 통행이 허용되어야 하는 비장이나 골수에서는 Del-1의 발현이 낮지만, 외부의 병원균에 노출되는 폐에는 풍부하게 발현되어 있습니다. 뇌와 같은 면역반응이 제한된 기관에서도 Del-1이 다량으로 발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염증 또는 조직손상이 있으면 Del-1의 발현이 빠르게 감소, 백혈구의 유입을 촉진하여 다양한 염증연관 질환의 병태생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Q. 함께 진행한 연구진을 소개 부탁합니다.
본 연구는 같은 교실의 김헌식 교수팀과 연세대 현영민 교수팀과의 오랜 협업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는 석사를 졸업한 류현진 학생과 김민정 학생, 그리고 김동영 박사(현 독일 Dresden University)가 함께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김동영 박사는 제가 Del-1의 항염증 역할을 최초 규명한 때의 저의 PI였던 Prof. Triantafyllos Chavakis의 post-doc으로, 현재 Del-1 연구 뿐 아니라 면역대사 분야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Q. 현재 해당 연구분야의 한계는 무엇인지, 향후 연구방향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저희 실험실은 주로 Del-1의 기능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백질의 정체를 충분히 알지 못하기에 새로운 발견이 큰 흥미를 주기도 하지만, 재료 확보에 제한점이 많습니다. 좋은 항체를 찾기 어렵고 재조합 단백질도 수요가 적은 편이라 비싸게 구매를 하는 실정입니다. ‘한우물 파기’ 연구로 Del-1 분자 중심의 급,만성 염증 연관질환, 특히 폐 또는 뇌 질환 기전을 규명, 질환 제어방법을 찾고, 몇몇 질환에서 Del-1의 동전 양면의 특성을 밝힐 계획입니다.
Q. 평소 연구주제에 대한 선택과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으시는지?
큰 연구주제는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또는 우연히 읽은 신문이나 잡지 등 쉬운 글에서 찾고, 연구 접근방법은 논문들에서 참고합니다.
Q. 과학자로서 연구활동 중 아쉬운 점이나 우리의 연구환경 개선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작은 실험실로 제한된 비용(연구비)과 시간 안에 결과를 내고자 협업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성과 인정을 위한 제도와 인식 개선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개인연구자로 사실 하나의 연구비로 한 가지 연구주제만 붙들고 있기가 위험한 상황입니다. 한 때 유행하는 분야에 쏟아 붓는 연구비가 아니라 자유 주제로 기초 과학이든 응용과학이든 유용하게 쓸 정도의 연구비가 여러 연구자에게 골고루 분산되기를 희망합니다.
Q. 같은 분야를 연구하려는 학생/후학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초등 저학년인 제 아이가 “엄마, ‘꾸준히‘라는 말은 매일 매일 한다는 뜻이야?”라고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날마다 조금씩 계속 생각하면 자기 연구주제에 몰입이 가능합니다. 내 연구 프로젝트가 ’나의 아기‘라고 생각하면서 정성을 들이고 시간을 투자하면 기쁨이 조금씩 생길 것입니다.
Q. 그 외 추가하고 싶은 말씀 또는 바람이 있다면?
BRIC 연구자들이 직접 국내 바이오 분야 의과학 부분 Top5 연구성과로 선정해 주심에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런 기회가 저에게 또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연구하는 일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시켜 주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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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국내 바이오 연구성과 Top 5는 GenScript Biotech Corporation, (주)셀레믹스,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관련 사이트 :
- 2020 국내 바이오분야 연구성과 및 뉴스 Top 5
- 연구자가 선정한 2020 국내 바이오 성과∙뉴스 Top 5 (Bio통신원 2020-12-23)